[조상윤의 한라칼럼] 제주 체육중·고교 설립 '프리뷰'

[조상윤의 한라칼럼] 제주 체육중·고교 설립 '프리뷰'
  • 입력 : 2022. 07.19(화)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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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영화를 개봉하기 전에 관계자를 초빙해 미리 보게 하는 일을 '프리뷰'라고 일컫는다. 스포츠에도 일상적으로 쓰이는 용어다. 프로야구나 프로축구 등 예정된 매치에 대해 팀들의 성적이나, 선발명단 등을 통해 승부를 미리 알아보는 데 주로 쓰인다.

6·1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도지사나 교육감, 도의원 등이 취임한 지 20일 가까이 됐다. 제주도정에선 도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다양한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위기에 봉착하면서 녹록치 않은 게 현실이다. 지방정치 못지않게 교육행정에 대한 관심도도 빼놓을 수 없다. 교육현장 안팎에 관계된 이들에게 있어서 교육감이 펼치는 행정은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다. 무엇이 됐든 변화를 바라는 목소리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제주도교육청이 엘리트체육 활성화 등을 위해 공립 체육중·고등학교 설립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알려졌다. 앞서 지방선거 기간에도 공약으로 제시됐기에 전혀 새로운 뉴스는 아니다.

제주도교육청이 체육중·고등학교 설립을 위해 내년 상반기에 5500만원을 들여 설립 타당성 용역을 진행할 계획이다.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 2024년부터 부지 매입 등 본격 절차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이 분야에 관심 있는 이들은 만시지탄이지만 환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반면 과연 현실적으로 체육중·고등학교가 필요한가라는 의견도 적지않다.

그동안 체육인들을 중심으로 10년 넘게 체육중·고교 설립 필요성을 역설하며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 그러나 여지껏 아무런 성과 없이 '희망사항'에 그쳤다. 정작 학교설립 주체인 도교육청이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과거엔 체육인들 중심으로 설립을 적극 추진했지만 지금은 교육청이 솔선해서 나섰다는 것이 달라진 세태다.

이 시점에서 타당성을 확인하기 전에 교육감을 중심으로 교육청에서 진심으로 체육중·고교를 필요로 하는지 되묻고 싶다. 문제는 학교를 설립한다고 끝이 나는 게 아니다. 학교설립을 원하는 이들은 여론전을 통해 세종과 제주만 없다고 역설하고 있다. 그렇다면 체육중·고교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가 하는 것도 면밀히 검토해 봐야 한다. 체육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학생 수가 감소하고 있고, 졸업 후 진학 및 취업 등 제반 문제들과 관련해 체육만을 위한 중·고교가 소용 있겠느냐 하는 것이다.

오영훈 도지사 인수위에서도 이 문제를 검토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학교 신설이 어려우면 기존의 학교를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재 남녕고의 체육학급을 제주고로 이전하는 등의 방안까지 검토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결론은 그동안의 논의 과정 등을 복기하면 쉽게 내릴 수 있을 법하다. 교육은 백년대계라고 한다. 그런데 우리는 10년 앞이라도 내다보고 있는가. <조상윤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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