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人터뷰]일본 출향 해녀 김미진씨

[한라人터뷰]일본 출향 해녀 김미진씨
"3년만 물질하고 간다던 약속… 어느새 19년"
  • 입력 : 2017. 10.12(목) 00:00
  • 고대로기자 bigroa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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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진씨는 36살에 일본으로 건너가 19년째 물질을 하고 있다. 물질을 워낙 잘해 '미짱'이라는 별명을 얻은 김씨는 올해 새로운 방식의 전복양식에 도전하고 있다.강경민기자

"제주에서 큰 식당을 운영하다가 실패했다. 이후 어린 남매를 남편에게 맡기고 돈을 벌기 위해 일본으로 떠나왔다. 3년만 물질하고 돈을 벌어서 제주로 돌아간다고 약속을 했지만 어느새 19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일본 미에현 시마시 시마마찌 고자마을에서 일본 해녀(아마)들과 함께 물질을 하고 있는 제주시 조천읍 신흥리 출신 제주 출향 해녀 김미진(55)씨의 이야기다.

그녀는 이곳에서 '미짱'으로 불리고 있다. 억척스럽고 부지런하게 해녀일을 도맡아 하고 물질을 워낙 잘하기 때문에 마을사람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식당사업에 실패한 그녀는 36살에 일본으로 건너왔다. "아는 언니의 소개로 오사카에 월급물질을 왔다. 한달에 35만엔을 받고 성게잡이 물질을 했다. 하루 5~6시간 물질을 했지만 고된 노동시간에 비해 소득은 그리 높지 않았다"고 그녀는 회상했다.

그녀는 이후 여러 경로를 거친 뒤 이곳에 정착하게 됐다. 낮선 이국땅에서 일본 해녀인 '아마'로 인정받아 물질을 하기까지는 숱한 어려움을 극복해야만 했다.

식당 사업 실패 36살 고향 떠난 뒤 3년 동안 6시간 이상 자본 적 없어
부지런함 덕 1년 만에 '아마' 인정 물질 잘한다고 '미짱' 별명도 얻어
올해 새로운 방식 전복양식 도전 한달 10일 물질에 골프·여행 즐겨


"여기에 와서 처음 3년 동안은 6시간 이상 잠을 자본적이 없다"고 했다. 고자마을 해녀가 되기 위해서 새벽에 일어나 마을사람들의 그물일을 거들어 주었다. 10월 1일부터 다음해 4월 1일까지 돈을 받지 않고 그물일을 도와 준 것이다. 마을 사람들이 동의를 해주지 않으면 해녀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해녀가 되기 위해서는 어업에 1년 이상 종사를 한 후 어촌계 조합에 가입을 해야 한다. 가입비 10만엔을 주고 어촌계 조합에 가입하고 난 후 다시 해녀조합에 가입을 해야 하고, 그다음 짝을 지어서 일을 할 해녀 그룹에서 받아 주어야만 비로소 물질을 할 수 있다. 이곳에 와서 1년 정도 일을 하니까 일본사람들이 인정을 해주었다"고 했다.

그녀는 올해 새로운 방식의 전복양식에 도전하고 있다. 행정기관에서 지원해준 전복 종패를 바로 바다에 뿌리지 않고 고자항 내에서 어느 정도 키우고 난후 방류할 예정이다. 바다에서 갓 채취한 감태를 말리고 난 후 다시 비를 맞게 한 다음 보관해 두었다가 전복 먹이로 주니까 생존율이 높아졌다고 한다. 그녀는 "현재 5마리만 죽고 나머지는 잘 살고 있다"며 "올 여름이 지나면 바다에 뿌릴 예정"이라고 했다.

그녀는 한 달에 10일 정도 물질을 해서 500만원 이상 소득을 올리고 있다. 물질을 하지 않은 시간에는 골프와 여행도 즐긴다. 1년에 한 두달은 제주에서 가서 살다가 온다. "물질이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한국 물질은 힘들다. 하지만 이곳 생활은 너무나 행복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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