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출신으로 처음 현대 시단에 발을 디딘 김광협(1941~1993) 시인 22주기를 기리는 행사가 열린다. 김광협 시인의 제자와 후학들이 활동하고 있는 서귀포 솔동산문학동인(회장 조창석)은 오는 10월 3일 오후 6시 천지연폭포 인근에 세워진 김광협시비 앞에서 추모 시낭송회를 연다.
서귀포시 호근동 출신인 김 시인은 196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등단 이래 '강설기', '천파만파', '농민', '예성강곡', '돌할으방 어디 감수광', '산촌서정' 등 여섯 권의 시집을 비롯 '황소와 탱크', '유자꽃 마을' 등 두 권의 자선 시집, '아메리칸 인디언 청년시집', '투르게네프 산문시' 등 두 권의 번역 시집을 냈다. 고인은 1990년 무렵부터 지병 탓에 서귀포시 토평마을을 자주 찾아 요양했다. 1993년 타계 당시 서귀포문학회에서 서귀포문학회장으로 장례를 치렀다.
이날 추모 시낭송회에서는 김광협 시인의 뒤를 이어 1966년 '문예춘추'를 통해 등단한 김용길 시인이 '김광협과 서귀포'라는 주제로 고인의 생애를 조명하는 시간을 갖는다. 고인의 제자였던 윤봉택(서귀포예총 회장) 시인은 '김광협과 서귀포문학'을 내용으로 이야기를 나눈다. 솔동산문학동인들은 '강설기' 등 김광협 시인의 작품 14편을 낭송할 예정이다.
이와함께 1997년에 발표된 김동진 작곡 '유자꽃 피는 마을'을 조창석씨의 음성으로 들을 수 있고 기타리스트 김진식 등이 시인을 추모하는 연주를 벌인다. 행사장을 찾은 시민·관광객들의 신청을 받아 애송시를 낭송하는 순서도 마련했다.
지난 6월 시문학에 관심있는 사람을 주축으로 창립된 솔동산문학동인은 매달 첫째 주 토요일 저녁마다 이중섭거리에 모여 자작시를 놓고 토론과 낭송을 이어오고 있는 단체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앞으로 매년 김광협 시인 추모 문학제를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