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귀포시 어린이 습지탐사대 발대식과 첫 습지 탐방행사가 25일 하논분화구에서 진행돼 어린이들이 습지에 사는 식물과 곤충을 관찰하고 있다. 문미숙기자
[한라일보] "하논분화구 습지에 사는 잠자리, 장구애비, 왕우렁이를 뜰채로 직접 잡아보고 관찰하는 신기한 체험이었어요."
25일 오전 서귀포시 하논분화구 방문자센터에서 지역의 4~5학년 어린이 15명으로 구성된 어린이 습지탐사대 발대식과 첫 습지 탐방행사가 진행됐다.
올해 처음 운영되는 어린이 습지탐사대는 서귀포시와 서귀포시협약인증습지도시등지역관리위원회가 습지 보전의 필요성과 가치에 대한 공감대 확산을 위해 마련한 '2025년 람사르 습지도시 인증 프로그램 지원사업'의 일환이다.
탐사대 운영을 맡은 (사)한라산생태문화연구소 김찬수 소장은 "약 5만년 전에 화산이 폭발해 생성된 하논분화구는 동서로 1.8㎞, 남북으로 1.3㎞에 이르는 거대한 한반도 유일의 마르(Maar)형 분화구"라며 "마르형은 지표면보다 낮게 형성된 화산체인데, 오늘은 분화구 바닥 습지에 사는 다양한 생물과 식물을 만나보게 된다"는 설명으로 시작했다.
탐사를 시작하자마자 습지에서는 장구애비와 왕우렁이가 쉽게 눈에 띄었고, 탐사대원들은 뜰채로 직접 잡아보기도 했다.
곤충뿐 아니라 백로와 황로 등 철새들이 날아오르는 모습도 확인됐다. "분화구 안에서 농사를 짓는 트랙터를 새들이 따라가는데, 트랙터가 지나가면서 튀어오르는 메뚜기와 우렁이 등의 곤충을 먹기 위해서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탐사대원들은 확대경(루페)으로 골풀과 세모고랭이 등의 식물의 자른 줄기 단면을 확인해보고, 뜰채로 잠자리 등의 곤충 채집과 형형색색의 식물의 이름을 궁금해하며 묻기도 했다.
물 속에 사는 식물 탐사에도 나섰다. 물속 식물을 채집해 보여준 김 소장은 "물속에 사는 식물에도 꽃이 피고 줄기와 뿌리가 있다. 잎이 물 위에 뜨지 않고 물 속에서만 자라는 물즘이나, 물속에 뿌리를 내리지만 잎은 물 위로 자라는 사마귀풀 등 습지에는 다양한 식물이 서식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습지탐사대에 참가한 민서영(서호초 4) 어린이는 "처음엔 옷이 젖어 불편했지만 우렁이 등 곤충을 잡고, 노란 창포도 보면서 즐겁고 신기한 경험을 했다. 친구들과 자연을 체험하면서 기분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한편 어린이 습지탐사대는 10월까지 물영아리오름 등 총 4차례의 습지 탐방활동을 통해 습지의 계절별 변화, 서식 동·식물 등을 관찰·기록하게 된다. 또 탐방 후에는 활동결과를 해외 람사르 습지도시 어린이와 함께 교류하는 시간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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