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생활] 코로나 블루

[건강&생활] 코로나 블루
  • 입력 : 2020. 09.16(수) 00:00
  • 강민성 기자 kms6510@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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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도 100명을 넘는 확진자 발생, 아직은 설레발에 가까운 백신 개발 그리고 0.07%의 항체생성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은 아직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만성화된 감염 불안과 장기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소득 감소와 실업 증가, 심화된 학력 격차, 우울과 불안 증가. 포털사이트와 TV에서는 매일 암울한 뉴스들이 쏟아져 나온다. 여기에 장마와 연이은 태풍 그리고 그 배후인 기후위기 소식까지 보태져 숨이 턱턱 막힐 지경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울하거나 불안하지 않을 도리가 있을까? 누구말대로 비정상인 세상에서는 비정상인 사람이 정상이므로.

불안하지만 한가해진 사람들은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스마트폰, 컴퓨터, TV와 보낸다. 수업도 근무도 재택에 온라인으로 진행되니 말하면 무엇하랴.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이런 생활 역시 정서에 영향을 미친다. 이전에도 언급했듯이 정서는 몸을 통해 형성된다. 온 몸에 분포한 신경에서 전달된 신호들을 뇌가 종합적으로 파악한 것이 정서이다. 우리는 정서를 생각으로 조절할 수 있다고 여기지만 이는 착각이다. '불안하지 않아야지'라는 생각은 불안을 줄이지 못한다. 정서는 몸에서 오므로 몸이 달라져야 정서가 달라진다.

우리 귀에 들려오는 부정적인 소식들이 근육을 수축시키고 소화액 분비를 줄이며 심장 박동과 호흡을 빠르게 한다. 몸이 이렇게 반응하니 불안한 것이다.

하루 종일 스마트폰을 보느라 목과 어깨, 등이 굽고 좁아지며, 팔다리의 움직임은 줄고 무거워진다. 인간은 동물, 즉 움직이는 존재인지라 이런 몸 상태가 지속되면 우울해진다.

또한 우리의 몸과 정서는 수십 만년동안 자연과 사람을 직접 접하는 것에 맞춰 적응된 체계이므로 SNS나 zoom을 통한 간접 소통 역시 이 적응에 균형을 흔든다.

그리고 지금처럼 세상의 변화들이 계속해서 몸을 긴장시켜 터질 듯한 흥분상태가 되면 공황증상이 야기된다.

요즘 이유를 모르게 답답하고, 어지럽고, 자주 체하고, 무기력하고, 우울하다며 진료실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몸은 우리를 둘러싼 환경과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므로 이러한 증상은 이들의 몸이 세상에 반응해 나타난 현상이다. 서늘한 가을바람에 귀뚜라미가 울듯이.

그렇다면 이 우울과 불안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가장 간단한 방법은 입꼬리를 올려 미소 짓는 것이다. 아니 이 상황에 웬 웃음이냐고? 얼굴 근육은 가장 쉽게 움직일 수 있으면서 뇌에 가깝게 위치해 정서변화의 효과가 빠른 곳이다. 미소를 짓는 것만으로 기분이 달라진다는 것은 이미 많은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둘째, 허리와 엉덩이를 돌리고 팔다리를 휘저어라. 눈치 챘겠지만 더 좋은 것은 춤추는 것이다. 고대로부터 모든 민족의 춤이 이런 동작에 기반을 둔 데는 이유가 있다.

셋째,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며 안전하게 사람들과 만나고 소통하라. 인간은 비대면만으로 살 수 없다. 그리고 실내보다는 야외 산책과 피크닉을 활용하라.

넷째, 자연과 친해지라. 꽃이나 야채를 키우라. 그리고 1회용품 사용과 쓰레기를 줄이라. 자연과 교감하며 돌보는 행동이 기분과 자존감을 올려준다.

그리고 이 밖에도 자신과 타인을 돌보는 행동을 하라.

하지만 이렇게 해도 벗어나기 힘들다면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해 의논하는 것이 필요하다.

<신윤경 봄정신건강의학과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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