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구상나무 '우선 복원 대상지' 선정되나

한라산 구상나무 '우선 복원 대상지' 선정되나
산림청, 8일 고산 침엽수종 실태조사 결과 발표
쇠퇴도 39%로 가장 심해… 개체군 유지도 위협
  • 입력 : 2019. 05.08(수) 15:52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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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진달래밭 구상나무림의 2009년 모습(사진 위)과 2013년 구상나무림. 초록빛이 가득한 2009년과는 달리 2013년에는 구상나무가 고사돼 하얀 부분이 곳곳에 보이고 있다. 사진=산림청 제공

제주 한라산 구상나무의 '떼죽음'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산림청이 '우선 복원 대상지' 선정에 나서면서 그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멸종위기 고산 침엽수종 실태조사 분석 결과를 8일 발표했다. 2017년부터 2018년까지 2년 동안 이뤄진 이번 조사에서는 고산 지역에 분포하는 구상나무와 분비나무, 가문비나무, 눈측백, 눈향나무, 눈잣나무, 주목 등 '7대 고산 침엽수종'에 대한 조사가 진행됐다.

 조사 범위는 전국 31개 산지·1만2094ha를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지역별로는 지리산 5198ha, 한라산 1956ha, 설악산 1632ha, 오대산 969ha 등의 순이다.

 조사 결과 구상나무는 전국적으로 6393ha에 약 265만본이 분포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33%에 달하는 구상나무가 '쇠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한라산의 경우는 쇠퇴도가 39%에 달해 전국에서 가장 심했다. 쇠퇴도는 나무의 수관활력도와 수간건강도, 고사목 발생률을 기준으로 측정된다.

 국립산림과학원 관계자는 "한라산은 기후변화에 따른 겨울철 온도상승률이 가장 높은 동시에 고산지역의 극한 기상특성도 크게 작용해 '쓰려져 죽는 고사목'이 48%에 달했다"며 "더욱 심각한 문제는 어린나무의 개체수가 적고 나무들의 연령구조가 불안정해 지속적인 개체군 유지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국립산림과학원은 고사와 쇠퇴가 가속화되고 있는 멸종위기 고산지역 침엽수종의 보전·복원을 위해 '우선 복원 후보 대상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대상지에 선정되면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시행하는 보전·복원 정책을 가장 먼저 적용 받게 되는데, 한라산 구상나무의 경우 고사 위기가 꾸준히 제기된 만큼 우선 복원 대상지 선정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은숙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사는 "현재 1차 분석을 마쳤고, 향후 어린나무 개체수에 대한 추가 조사만 이뤄지면 조만간 우선 복원 대상지가 선정될 예정"이라며 "한라산이 선정될 지 여부는 아직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구상나무 생육 현황을 살펴보면 지리산 161만본, 한라산 98만본, 덕유산·남덕유산 7만본 등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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