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두란창
  • 입력 : 2018. 09.06(목) 00:00
  • 김현석 기자 ik012@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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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기억하는 '두란창/두란청'은 다른 지역에서는 두렁청으로 쓰는데 갑작스럽고 어리둥절한 일을 가리킨다.

중한(中韓)사전(고려대)의 중국어 돌연(突然) turan, 돌연간(突然間) turanjian의 음 그리고 뜻과도 비슷하다. 후자가 순간적임을 더욱 강조한다. 제주방언에는 두 형태소 사이에 ㅎ개입이 있고 받침의 ㅇ화도 있고 해서 음이 조금 차이가 있다.

제주방언의 '두란창/두렁청'은 중국어 돌연간과 연계되지만 그것을 직수입했다기보다 오래전에 한국에서 중국어를 받아들이고 서로가 다른 음변화를 겪었다고 보는 것이 온당하다.

신증유합(1576년)에는 돌(突), 연(然)이 보인다. 연음으로 읽으면 '도련'인데 모음추이로 '도'를 '두'로 발음했다면 '두련'이 되어 '두렁(청)'하고 연계될 수 있다. 한편, 한국의 한자는 그 유래가 오래므로 그 이전의 접촉에서 왔다고 본다.

중국 한자의 고대음에 대해서 외국학자 사이에 차이를 보이지만 쉽게 말해서 돌(突)은 '둗'에 가깝고 연(然)은 녠(일본한자음도), 간(間)은 간, 겐(일본한자음에 이 두 가지가 있다)에 가까운 소리였다. '둗'의 ㄷ받침은 한국에서는 ㄹ받침으로 바뀌고(일본에는 tu로 남아있다), 초성 ㄴ은 탈락하고 해서 둘연(연음해서 두련)으로 받아들였다가 후세에 o~u 교체로 '돌연'으로 변했다. 그것이 16세기 문헌에 남아있고 지금도 그대로 쓰인다. 따라서 돌(突)의 '둗'이 '돌'로 바뀌기 이전에 그것을 받았거나 돌~둘이 교체되는 시기에 받았다고 볼 수 있다. '간(間)'의 접미사는 중국어에서 구개음화 되었다. 보면 근세 이후의 것일 수도 있다. 아니면 제주방언의 ~창/청은 이와 무관하게 고유적인 것(한창, 왕창, 엄청) 인지도 모른다.

결국 제주방언의 두란창/두렁청은 그 음의(音義)로 보아서 중국어와 연계되는데, 그것을 제주 사람들이 발음에 편하도록 방언화한 것으로 보는 것이다.

<김공칠 전 제주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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