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하루 앞두고 원희룡 제주지사 4·3인식 들통

4·3 하루 앞두고 원희룡 제주지사 4·3인식 들통
라디오 대담 중 "대통령 9년만의 참석" 질문받아
노무현 대통령 참석 불구 "9년 아닌 역사상 처음"
도지사 예비후보들 "원 지사, 도지사 자격 없어"
  • 입력 : 2018. 04.02(월) 15:35
  • 표성준기자 sjpy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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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제70주년 4·3 추념일을 앞두고 4·3에 대한 무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발언으로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국회의원 시절 4·3위원회 폐지법안 발의와 추념식 불참 등의 전력으로 가뜩이나 4·3에 대해 약점이 많은 원 지사의 이번 발언에 제주도지사 선거 예비후보들은 도지사 자격까지 거론하면서 수위 높은 비판을 퍼부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2일 오전 MBC 라디오 '양지열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70주년을 맞은 제주4·3의 의미와 과제 등을 언급했다. 문제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을 할 거라고 전망하는데, 이뤄진다면 9년 만에 현직 대통령이 참석을 하는 거네요?"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원 지사가 "(이뤄진다면)9년 만이 아니고 역사상 처음으로 오시는 겁니다"라고 말해 2006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참석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음을 드러냈다는 점이다.

 이에 진행자는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인가요?"라고 되물었으며, 원 지사는 "그런 만큼 의미가 크고요"라고 첫 방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게다가 원 지사는 "노무현 대통령님은 4·3추념식에는 아니었지만 제주 방문 당시에 국가원수로서 공식사과를 하셨죠"라고 설명해 진행자가 "참석이 이뤄진다면 역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으로 수정해주셨습니다"라고 바로잡기도 했다.

 이에 대해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선거 예비후보는 "원 지사가 제주4·3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나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대목"이라며 "급하긴 급한 모양세에다 생각없이 사는 것 같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같은 비판에 원 지사는 이날 공보관실을 통해 설명자료를 내고 "4·3은 지난 2014년 4·3희생자 국가기념일로 지정돼 정부 주관의 국가추념일 행사로 치러지고 있다"며 "현직 대통령께서 4·3위령제에 참석(2006년)하셨지만, 국가기념일로 격상돼 치러지는 4·3추념식(2014년 이후)에 현직 대통령께서 참석하시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님이 처음이라고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공보관실은 이어 "진행자가 4·3추념식이라고 질문해 4·3희생자 위령제와 4·3 추념식을 명확하게 구분해 답변했던 내용이기에 오해 없으시길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같은 해명도 원 지사의 4·3에 대한 인식 문제를 해소해주지 못하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측이 방송 이후 인터넷을 통해 공개한 대담 전문과 '다시보기'에 따르면 진행자는 "대통령이 70주년 4·3추념식에 참석을 하는 거"냐고 물었으며, 당시 원 지사와 진행자의 대담 중에는 위령제와 추념식을 구분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원 지사의 이 같은 해명에 김우남 예비후보도 이날 논평을 내고 "원 지사의 말은 4·3에 대한 몰지각한 인식을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며 "원 지사의 발언은 해명과 달리 원 지사가 2006년 노무현 대통령 4·3위령제 참석 사실을 아예 모르거나, 왜곡되게 인식한 결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 예비후보는 이어 "2006년 노무현 대통령 참석 당시 4·3 유족들은 '왜 이제야 오셨습니까... 그래도 잘 오셨습니다'하며, 환호와 더불어 통한의 눈물을 흘렸고, 그 장면은 전국으로 생중계됐다"면서 "내일 4·3추념식 대통령 참석과 관련, 이를 맞이할 제주도지사로서의 자격을 갖추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공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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