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구도의 현장시선] 제주 자영업 부진의 요인과 해법은?

[박구도의 현장시선] 제주 자영업 부진의 요인과 해법은?
  • 입력 : 2025. 05.09(금) 01:00
  • 오소범 기자 sobo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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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최근 제주지역 상점가를 지나다 보면 '임대', '공실' 등의 안내 문구가 부쩍 눈에 띈다. 실제 집합상가의 공실률이 금년 1/4분기에 17.6%를 기록했다. 이는 전국 공실률 10.3%에 비해서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높은 공실률은 폐업체수는 증가하고 창업은 줄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지난해 제주도 자영업자수(비농림어업 기준)는 2020년 이후 처음으로 줄어 3% 감소했다. 숙박업과 음식점업의 폐업건수는 전년보다 각각 13.7%, 1.6% 증가했다.

제주지역 자영업자는 2023년 이후 매출과 이익이 감소하는 등 경영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자영업자 대출잔액(가계대출+사업자대출)은 2024년말 19.7조원으로 2019년말 대비 71%나 증가했다.

특히 저소득층 대출잔액은 2019년말 대비 213% 증가했다. 최근 자영업자 대출 증가세가 둔화됐으나, 연체율은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지역 예금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개인사업자 연체 증가 등으로 2022년말 0.19%에서 2025년 2월 1.20%로 상승했다. 이는 17개 시도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제주지역 자영업자 경영상황이 이렇게 악화된 요인은 무엇일까? 우선 도내 소비 회복세 지연을 들 수 있다. 2023년 이후 내국인을 중심으로 관광객 소비가 감소한 데다 청년층을 중심으로 인구가 순유출되면서 소비기반이 약화됐다. 재료비와 인건비 상승, 이자 부담 등도 악화 요인이다. 마지막으로 자영업자 밀집도가 너무 높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팬데믹 이전 대비 자영업자 증가율(2019년 대비 2023년)을 지역별로 보면, 제주는 7.5% 증가해 타지역의 감소세(도지역 평균 -7.1%)와 대조적이다. 제주도의 인구 1000명당 자영업자수는 관광객 체류인구를 감안하더라도 17개 시도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최근 제주지역의 자영업 부진은 경기적 요인과 구조적 요인에 모두 기인하는 만큼, 경영여건 개선을 위한 신속하고 충분한 지원과 구조적 대응을 병행해야 한다. 우선 관광객 유치활동 강화, 지역화폐 발행 증대 등으로 매출기반을 강화해야 한다.

아울러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 자동화기기 도입 비용 등 핵심비용을 경감해야 한다. 제주도정에서는 자영업자에 대한 저금리 융자, 장기분할상환, 보증확대 등 금융지원과 취약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도 금년초 금융통화위원회 결정에 따라 저신용 자영업자 및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한시 특별지원 규모를 1199억원에서 1879억원으로 확대한 바 있다.

한편 자영업 과잉경쟁이 완화될 수 있도록 폐업·업종전환 등 구조조정 지원, 재취업 교육 등을 통해 자영업자가 보다 생산적인 분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자영업 시장 구조 및 경영환경 변화의 신속한 파악을 위해 체계적인 '자영업자 경영활동 통계' 구축도 필요하다. <박구도 한국은행 제주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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