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人터뷰] 박영조 前 제이씨씨(JCC) 회장

[한라人터뷰] 박영조 前 제이씨씨(JCC) 회장
"'보존과 발전' 상생하는 사고 가져야"
  • 입력 : 2018. 07.22(일) 19:00
  • 고대로기자 bigroa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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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역일간지 광고를 통해 제주의 미래를 걱정하는 조언을 해 도민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박영조 전 JCC 회장을 만나 그동안의 생활과 제주발전에 대한 생각들을 들어봤다.

"각국 돌며 경제 관련 CEO들 만나 세계경제 흐름 파악"
"의견광고 통해 도민과 함께 제주 문제 고찰 시간 갖고자"
"무법·비법적 행정서 파생된 유·무형 재정적 피해 막대"
"'혈세주도' 아닌 '투자주도'로 가야 지속적 성장 가능"


국내 단일사업으로는 최대 규모인 제주 오라관광단지 조성사업(5조2000억원)을 추진해 오다가 지난해 6월 중국자산관리공사 '화융'으로 넘긴 박영조 전 JCC 회장이 최근 지역일간지 광고를 통해 제주의 미래를 걱정하는 조언을 해서 도민들의 관심을 사고 있다. 그는 지난 2016년 12월 JCC 대표이사를 사직하고, 2017년 6월 지분 100%를 '화융'에게 넘겼다. 제주투자에 실패를 했지만 제주를 사랑하는 마음은 변함이 없다고 한다. 이제 자유인으로 욕심없이 살아가고 있는 박영조 전 JCC 회장을 만나 그동안의 생활과 제주발전을 위해 고민해 온 못다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오라관광단지 사업 지분을 정리한 후 세계 각국을 방문하고 있는 중입니다. 각국의 경제 관련 지인들과 CEO들을 만나 변화하는 세계경제의 흐름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글로벌 투자를 고민하는 입장에서는 세계경제의 변화와 흐름을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합니다.



▶왜 오라관광단지 조성사업을 포기했나=오라관광단지 조성사업이 어떤 사업입니까? 제주의 자연환경을 더욱 가치있고 빛나게 하는 아시아 최대의 친환경 융·복합관광단지 조성사업입니다. 국내외 투자자와 기업들이 참여하는 세계적 규모로, 최고의 글로벌 관광 인프라시설이 조성되는 사업입니다. 이미 훼손된 중산간 오라동 지역(세계섬문화축제 지역)의 환경을 복원하고 생태계를 재생해 동북아 최대 체류형 융·복합리조트와 첨단 테마파크가 조성되는 미래혁신사업입니다. 한마디로 제주의 '양적관광'을 '질적관광'으로 변화시키는 혁신사업이지요. 그런데 이 사업추진의 중요한 시기에 법과 절차를 믿을 수 없고 신뢰가 가지 않는 등 앞으로의 사업 추진을 예측할 수 없어 부득이 결단을 내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사업추진과정에서의 애로사항은=무엇보다 법과 절차가 훼손되며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는 일부의 목소리와 관용적인 제주문화가 안타까웠습니다. 진실과 사실을 왜곡해 마타도어를 생산해 도민사회 갈등을 야기하는 현상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저희는 경관·도시계획·교통영향평가·도시건축·환경영향평가 심의 등 6개 법적 심의위원회의 심의절차를 마치고 제주도와 제주도의회의 토론회를 각각 마쳤는데도 불구하고 일부의 목소리에 갈팡질팡하는 행정의 모습에 가장 실망했습니다. 또한 무법적·비법적 행정으로 투자자와 투자기업에 몰아닥친 재정적 피해를 포함해 유·무형의 피해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대규모 투자사업에는 완벽한 계획과 비전이 있어야 하고 무엇보가 예측가능한 미래와 법·제도의 일관성, 정부의 신뢰성이 확보돼야 하는데 이런 부문에서 저 자신은 더 이상 사업을 추진할 확신이 없었습니다.

▶제주의 성장·발전을 위한 조언은=제주경제는 섬이란 특성상 관광 사업이 가장 중요합니다. 육지와 같은 제조업이나 뿌리산업·첨단산업이 자생할 수가 없습니다. 결국 제주도는 대규모의 관광산업 인프라 시설 투자로 질적관광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 소비위주의 부가가치 높은 관광서비스로 발전해야 합니다. '혈세주도' 성장이 아니라 '투자주도' 성장으로 가야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제주환경을 지키며 지속가능한 성장 발전을 위한 대안입니다.

지금 경제상황을 두 눈으로 보십시요. 경제가 어려움에 처해 있지 않습니까.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입니다. 도민경제 관점에서는 먹고 사는게 가장 중요합니다. 지금 제주는 위기의 문턱에 들어서고 있습니다. 도민들은 먹고사는 문제를 걱정하는데 정치는 과거의 낡은 신념과 노선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경제에 무능하다면 결국 도민의 외면을 받을 수 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이 시대는 정치나 이념이 밥을 먹여주는 시대가 아닙니다. 중국의 덩샤오핑도 말을 하지 않았습니까. 흰 고양이든 검은 고양이든 쥐를 잘 잡는 고양이가 좋은 고양이라고요. 이제는 도민, 정치인, 경제인, 언론인, 공직자 모두가 경제논리를 정치논리나 이념논리로 바라봐서는 더이상 안됩니다. 경제문제는 경제논리로 생각해야 합니다.



▶끝으로 도민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몇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제주도가 국제자유도시로 지정이 된 지 20년이 돼 갑니다. 이 시점에 도민 모두가 돌아볼 때가 됐습니다. 왜 제주가 대외적으로 '투자지옥'으로 불리고 투자회피처가 돼 세계적인 흐름과 거꾸로 가는지 말입니다. 환경문제도 그렇습니다. 강화된 법과 조례는 환경을 보호하게 돼 있고 도민의식도 높아졌습니다. 환경과 공존한 친환경적인 개발이 오히려 환경을 보호합니다. 제주의 환경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보존과 발전'이 상생하는 사고를 가져야 합니다.

제주미래를 위해 법과 절차를 지키지 사람들은 홀대받고 법과 제도가 무시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법과 제도를 신뢰하지 못하면 어떻게 미래를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법과 절차가 존중받는 사회가 성숙한 사회이며 정의로운 사회입니다.

기계적인 사고로 반대를 위한 반대와 생각이 다르다고 배척하는 사회는 갈등사회입니다. 대안을 제시하는 사회, 타인을 포용하는 사회가 행복한 사회가 아니겠습니까. 이런 사회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 우리 모두가 돌아보고 미래를 준비해야 합니다. 저는 도민의 한사람으로 제주미래를 위해 법과 절차가 훼손돼 온 포퓰리즘을 보면서 안타까웠습니다. 제주의 심각한 문제에 대해 도민 모두가 공감하는 상황에서 언론광고를 통해 도민과 함께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자 했습니다. 제주국제자유도시와 제주특별자치도 출범이란 취지와 정신을 계승해 보물섬 제주다움을 지키며 개방과 혁신으로 가고 있는지 반성할 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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