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愛 빠지다]제주서 첫 추석 장현욱·유동숙씨 가족

[제주愛 빠지다]제주서 첫 추석 장현욱·유동숙씨 가족
"바른 인성의 아이들로 자랐으면"
"자녀 교육 위해 일산서 제주행
좋은 추억 결실 맺게 해주고파"
  • 입력 : 2015. 09.25(금) 00:00
  • 오은지 기자 ejo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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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 제주시 애월읍 납읍리에 둥지를 튼 장현욱·유동숙씨 가족.

장현욱·유동숙씨 가족은 올해 3월 제주시 애월읍 납읍리에 둥지를 틀었다. 이들은 제주살이 6개월만에 처음으로 제주에서 추석을 맞는다. 하지만 지난 여름, 태풍으로 제주에 오지 못한 부모님을 뵙기 위해 올 추석은 부모님이 계신 강원도로 가게 됐다. 장현욱(45)씨는 "몇 해가 지나다보면 제주에서 추석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추후 '제주에서의 추석맞이'를 기약했다.

추석을 일주일 앞둔 지난 22일 이뤄진 장씨 부부와의 인터뷰. 의도적인 질문 하나를 던졌다. "제주에서 어떤 결실을 맺고 싶나요?" 대답은 아이들의 교육으로 귀결됐다.

장씨는 "아이들이 초등학교 시절만은 도시가 아닌 시골에서 보내게 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는 "좋은 자연환경 속에서 건강하게 뛰어놀면 그만큼 친구와의 관계도 좋아질 것이고 그렇게 크다보면 바른 인성을 가진 아이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런 아이로 자라나길 바란다"고 전했다.

특히 강원도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던 장씨는 경기도 일산에서 가정을 꾸리면서 일찌감치 '시골행'을 고민하고 있었다. 어린 시절 추억이 살아가면서 큰 힘이 돼줬다는 그는 "내 아이들에게도 그런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가 굳이 고향인 강원도가 아닌 제주를 선택한 배경엔 날씨가 한 몫 했다. 활동기간이 제한되는 긴 겨울을 피해 따뜻한 곳을 찾아 제주까지 왔고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제주 일주를 하며 학교를 찾아다녔다. 그렇게 공을 들여 정착한 곳이 납읍초등학교가 있는 납읍리였다.

남편의 확고한 뜻에 밀려 '시골행'을 고심했지만 그곳이 꼭 제주는 아니었다던 아내 유동숙(44)씨의 마음을 바꾸게 한 것도 '납읍초'다.

유씨는 5년 전 우연히 인터넷을 검색하다 납읍초에 입학하는 아이들의 학교 가는 길을 담은 동영상을 보고 '납읍초 앓이'에 빠졌다. 결국 납읍초 입성에 성공했지만 장씨 부부에겐 몇 년간 학교 주변에 집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려야했던 기억이 쓰린 추억으로 남는다. 그렇게 올 3월에야 큰 아들 주나(3학년)와 둘째 딸 하니(1학년)가 납읍초 학생이 됐다.

맞벌이 대신 아이와 함께 보내주길 원했던 남편의 뜻에 따라 일산에서는 일을 갖지 못했던 그녀는 지금은 납읍초에서 돌봄전담사를 맡고 있다. 아이들은 학원 대신 실컷 뛰어놀면서 아빠의 바람을 충족시켜주고 있고, 생업때문에 주말에만 제주에 내려오는 장씨에겐 '낚시 친구'가 기다리고 있다. 마음을 열고 진심으로 지역주민들에게 다가서려 했다는 부부의 노력 덕택에 이들 가족은 어느샌가 자연스레 지역속에 스며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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