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림의 현장시선] 정치를 어떻게 해야 하나

[고영림의 현장시선] 정치를 어떻게 해야 하나
  • 입력 : 2022. 01.14(금) 00:00
  • 이정오 기자 qwer6281@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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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1980년 대학에 입학하던 나이에 유권자가 되었으나 1984년 졸업할 때까지 투표해보지 못했고 이후 1996년까지 프랑스에서 유학하면서 재외국민으로서 투표해본 적이 없다. 1997년 대통령 선거에서 처음으로 투표용지에 도장 찍고 기표함에 용지를 넣었던 감격스러운 순간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리고 현재까지 국민이 정치에 직접 참여하는 방법 중 하나인 투표를 기권해본 적이 없다.

선출직에 나선 사람이라면 지역과 나라를 매우 진지하게 고민했을 거라는 생각은 변하지 않는다. 쉽지 않은 길을 선택한 그들에게 거는 기대 역시 여전하다. 특히 선거를 앞두고 많은 정책과 공약이 나오는데 이것들을 통해 오래 묵은 문제와 현재 뜨거운 안건이 어떤 것들인지 알게 된다. 드러나지 않았던 문제나 갈등을 마주하기도 한다. 사회 구성원들의 복합적이고 다양한 이해관계가 어느 때보다 더 뚜렷이 드러난다고 할 수 있다.

해맑은 어린이, 소망이 자주 바뀌어도 즐거운 청소년, 자신의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청년, 노년이 불안하지 않은 중장년, 사회적 보살핌에 소외되지 않은 노년을 바라지 않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 정책을 희망하며 현장에서 노력하고 있는 예술인들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들어주면 어떨까. 비정규직이 겪고 있는 불합리한 현실을 공감해주고 그들의 아픔을 보듬어줄 수 있는 해결책을 마련해주면 어떨까.

쉽게 풀어낼 수 없는 것들이 적지 않으나 이것들을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설명하는 정치인을 보고 싶다. 더 바랄 수 있다면 현실적으로 가능한 비전을 제시해주면 좋겠다. 유권자는 행복해지고 그들은 존경받는 정치인이 되면 더욱 좋겠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에게는 임기 동안 맡겨준 권력을 올바르게 이용할 수 있는 정치인이 있다고 자부하고 싶다.

정치를 어떻게 해야 하나. 이 질문은 여러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정치인 입장이라면 어떤 방식으로 정치를 해야 하는가의 질문이 될 수 있고 유권자 입장이라면 정치인에게 기대하는 것에 대한 질문이 될 수 있다. 올해 치러지는 선거들 때문에 연이어 쏟아지는 뉴스에 어떨 때는 눈과 귀를 막고 싶을 때도 있지만 유권자로서 정치인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보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민주주의는 소란스럽다. 다양한 입장이 충돌하다 보니 다투기도 하지만 때로는 타협하기도 한다. 이런 소란스러움을 즐기지는 못하더라도 관찰하다 보니 관심이 생기는 면이 있다. 서로 다른 방법론과 논리를 펴는 주장의 배경을 헤아려보기도 한다. 선거는 이 소란스러움의 축제나 다름없는 역할을 한다. 이제 이 축제의 차림표에 올려진 여러 정책과 공약을 두루 살펴보면서 진정성과 실현 가능성을 가늠해보자. <고영림 (사)제주국제문화교류협회장.언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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