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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제주 세계환경수도 가는 길] (13)제주도 물관리 방안은
제주 지하수 총체적 위기… 수년째 땜질식 처방만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입력 : 2019. 12.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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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양돈시설 밀집지역 위치한 수원지 수질오염으로 폐쇄
정무적 판단 따라 지하수 정책 연구… 일관·안전성 확보 못해
싱가포르 PUB 같은 지하수 통합관리할 전담 조직 운영 필요


제주의 지하수는 도민의 생명수이다.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제주는 지하수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제주의 지하수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생수회사인 프랑스 에비앙사의 수질검사에서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수질임을 인정받을 정도로 깨끗했다. 그러나 1980년대 후반부터 수질이 오염되는 현상들이 몇몇 지역에서 나타나기 시작해 수년 전부터 주로 비료나 분뇨에 많이 포함된 질소성분에 의한 질산성질소가 음용수 수질기준을 초과하는 지역들이 늘어나고 있다.

싱가포르 마리나 베라지(Marina Barrage) 옥상에서 바라본 풍경.

특히 질산성 질소가 높게 검출되는 지역의 지하수공 주변은 농경지이거나 크고 작은 축산·양돈시설들이 밀집해 있는 곳이다. 수원지 상류에 양돈장이 밀집해 있는 서림수원지는 수질오염으로 인해 지난 2012년에 폐쇄됐다. 1974년 서귀포시 대정읍에 조성된 서림수원지는 대정·안덕지역 30개 마을에 물을 공급했으나 1990년대부터 질산성질소 농도가 높아지고 탁도가 개선되지 않자 결국 폐쇄조치했다.

지난해에는 1974년 건립된 제주시 한림읍 옹포 수원지가 폐쇄됐다. 한림수원지에 대한 수질조사에 질산성질소가 ℓ당 최대 9㎎까지 나와 먹는 물 기준치(10㎎)를 육박했다. 다른 지역 수원지와 달리 질산성질소 농도가 높은 이유는 가축분뇨였다. 한림수원지는 고도정수시설을 갖췄지만 질산성 질소가 여전히 높아 지역주민은 물론 도민사회에 불신이 커지면서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마리나 베라지 홍보관 내부 모습.

제주특별자치도는 가축분뇨로 인한 지하수 오염을 차단하기 위해 가축분뇨 불법 배출 단속에 나서고 있으나 여전히 한계를 보이고 있다. 또 올해 전문기관이 용역에서 제안한 내용을 근거로 화학비료 적정 시비로 질산성 질소로 인한 지하수 오염을 방지해 보겠다는 계획을 수립했으나 이 역시 효과를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 농가들이 참여를 기피할 경우 8억원을 투입한 용역결과는 무용지물이 된다.

기후변화에 따른 국지성 호우와 대규모 개발사업 등은 지하수 함양량에 영향을 주고 있다.

제주도 연평균 강수량은 2061㎜로 1년 동안 내리는 빗물을 양으로 환산하면 37억 6900만t에 달한다. 이 중 55%의 빗물은 증발산작용과 직접유출 과정을 통해 대기와 바다로 손실돼 버리고 나머지 45%(16억 7600만t)는 땅속으로 스며들어 지하수로 만들어 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싱가포르 수자원국(PUB)이 입주한 빌딩.

하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강수패턴의 변화와 10여년 동안 이뤄진 대규모 개발사업 등으로 지하수 함양량이 줄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지하수를 많이 사용하면서 해안 농업용 관정에 바닷물이 침투하고 있고 용천수도 갈수록 고갈되고 있다.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유역별 총량제로 지하수를 관리하고 지하수자원특별관리구역을 지정해 운영하고 있으나 체계적인 지하수 관리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제주 지하수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서는 싱가포르 수자원국(PUB)같은 전담 조직을 만들어 운영해야 한다.

PUB는 싱가포르의 저수지, 하수처리장, 뉴워터 공장 설립 및 운영 등 물의 수요와 관리를 총괄하고 있다. 이달 현재 직원은 3100명이다. PUB는 수십년 동안 수처리와 재활용 연구 및 기술에 대한 투자로 국가의 물 요구를 충족시켰고 효과적이며 경쟁력 있는 물관리 정책으로 싱가포르를 통합 물 관리 모범도시이자 수처리 기술 분야의 비즈니스 기회와 전문 지식을 제공하는 세계적인 글로벌 하이드로버브(Global Hydrohub)의 중심지로 도약시켰다.



▶공공자원이자 보존자원인 지하수… 제주 관리실태 및 대책= 제주도는 지난 2010년 9월부터 2012년 4월까지 정부의 제주광역경제권 지원사업을 통해 제주의 공공자원이자 보존자원인 지하수관리를 위해 제주개발공사에 물산업연구센터를 설립했다. 물산업연구센터는 '제주권 건설교통 지역거점센터 공모' 평가에서 지원기관으로 선정돼 54억5300만원을 지원받았고 제주지역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통합수자원 관리기술 개발과 홍수피해 저감 대책 등의 연구를 진행했다. 그러나 제주개발공사 사장이 교체된 후 물산업연구센터는 부서로 축소됐고 물산업 연구 등은 전면 중단됐다.

옛 물산업연구센터 전경. 사진=제주개발공사 제공

또 제주도는 민선 6기 출범후 제주도상하수도본부에 있던 수자원 정책 연구 및 지하수 인·허가 업무를 청정환경국으로 이관했다. 이후 제주도 수자원 정책을 총괄하는 물정책과를 신설했으나 전문인력 보강이 이뤄지지 않아 '허수아비' 신세로 전락했다. 전문인력 부족은 수자원 정책 수립 부실을 유발했고 지하수 이용 및 보존에 대해 연구는 뒷전으로 밀려났다. 이는 결국 지하수 관련 용역 남발을 자초했고 용역 결과는 활용하지 못하는 사태를 야기했다.

이에 제주도는 앞으로 재단법인 형태로 수자원연구원을 신설할 예정이다. 행정안전부의 인가가 어려운 것을 감안해 1차적으로 제주연구원에 수자원연구센터를 만들 계획이다. 하지만 행안부의 승인을 받지 못할 경우 제주연구원의 또 하나의 센터로 운영될 공산이 크다. 이 경우 수자원연구센터는 현재 처럼 수자원 용역을 수행하는 역할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제주는 현재 지하수 관리 위기에 처해 있다. 지하수 수량과 수질 관리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정치적으로 안정을 보장 받을 수 있는 물관리 전담조직을 만들어 지하수를 통합·관리해야 한다. <끝>

고대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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