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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철의 월요논단] 잘못된 만남이 빚어낸 인구절벽 시대
김도영 기자 doyoung@ihalla.com
입력 : 2019. 09.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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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만남은 예상외의 결과를 낳기 때문에 경계대상이다. 특히 전문가들의 잘못된 만남은 행정에서는 그 영향이 국가의 운명과도 직결이 되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이 전문가의 잘못된 만남 정책사례가 인구정책이다. 최근 우리는 인구절벽시대에 살고 있다. 1960년도의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는 인구증가율 3%, 합계출산율(15~49세 여성이 평생 낳는 아기 수)이 6명이었다. 이 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유엔으로 부터 인구감소를 위한 대책을 세우라는 권유를 수도 없이 받았던 나라다.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 정부는 인구를 줄이지 않고는 경제발전을 기약할 수 없다는 신앙 같은 믿음을 갖고 있었다. 인구를 줄이기 위해서는 출산력을 강하게 억제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집단이 있었다. 이 집단은 당시는 의사중에 예방과 보건행정을 전공하는 기초의학자들이었다. 이들은 작은 의사는 병을, 중간 의사는 사람, 큰 의사는 나라를 고친다고 주장하면서 자신들이야 말로 돈보다 명예를 선택한 큰 의사(대의)라면서 자부심이 대단했다. 혁명을 일으킨 군인들 역시 자신들이야 말로 국가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혁명한 군인 중에 군인이라고 역시 자부심이 대단했다. 혁명군인들은 돈 보다 국가를 치료하겠다고 명예를 선택한 기초의학계 의사들을 동지로 여겼을 것임은 당연하다.

인구정책은 이 두 집단의 만남에 의해서 시작됐다. 자부심이 하늘을 찌르는 두 전문가 집단의 결합은 제동장치가 풀린 자동차 마냥 아무런 장애 없이 고속 질주했다. 이 두 집단이 얼마나 강하게 출산억제를 했는지, 시작한지 22년째인 1984년에는 합계출산율은 2.1명 수준까지 내려왔다. 그러나 제동이 풀린 이 두 집단은 뒤도 옆도 돌아보지 않고 더욱 강하게 출산억제정책을 밀어 붙였다. 인권도 없었다. 한 자식만 나아 기르자는 국가인구정책에 어긋나는 자는 반동분자처럼 취급했다. 남성이 가는 곳곳에는 정관수술을, 여성에게는 집까지 찾아가면서 난관수술을 강권했다. 한 자녀를 가진 가정은 불임수술 대상이었다. 소위 말하는 씨를 말리는 정책이 1995년도까지 33년간 진행됐으니 지금의 인구절벽은 당연한 결과인 것이다.

합계출산율이 1.3명이면 인구정책이 매우 실패한 초저출산국가로 분류된다. 한국은 2002년 1.17명에서 최근 통계청 발표는 0.98명까지 가고 있다. 일본도 2000년도에 초저출산국가로 떨어졌다가 최근에는 1.40명으로 탈출했다. 우리나라도 2005년부터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을 만들어 5년 단위계획을 세우면서 출산부양을 위해 진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연간 30조원까지 투입하고 있지만 초저출산국가에서 탈출은 고사하고 출산력은 계속 하락하고 있다.

오직 한길만을 추구하는 군인출신 박정희·전두환 정부와 인구정책은 '피임과 불임에 의한 출산억제정책뿐이다'라는 소수 의료인들의 잘못된 만남이 국난의 수준인 인구절벽국가로 만들었다. 보육만이 저출산을 해결하는 유일한 길임을 주장하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지금의 인구정책은 역시 실패로 예상된다. 개방된, 그리고 다양한 눈과 귀를 가진 전문가들의 만남이야 말로 선순환의 정책과정을 이끄는 기본임을 재삼 인식케 하는 사례들이다. <양영철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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