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미현의 편집국 25시] 조국과 원희룡

[부미현의 편집국 25시] 조국과 원희룡
  • 입력 : 2019. 08.29(목) 00:00
  • 부미현 기자 bu8385@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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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게 제기된 의혹 수사를 위해 검찰이 칼을 빼들었다. 내달 2~3일 열리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27일 조 후보자의 의혹과 관련된 30여 곳에 압수수색을 전격 단행했다. 현 정부 초대 민정수석 출신으로 법무부 장관에 지명된 조 후보자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예상을 뛰어넘는다. 하지만 단기간에 수사를 마무리하기는 어려운만큼 국회 인사청문회 이후 문 대통령의 재가 여부에 더욱 촉각이 모아진다.

문제는 인사청문회에서 의혹이 해소되지 않더라도 대통령 재가가 이뤄질 경우의 후폭풍이다. 보수 진영 일각에선 이를 기정사실화하며 내년 총선에서 촛불 민심이 가짜 촛불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무소속이지만 보수 야권으로 분류되는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이날 보수 진영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주장한 얘기다.

원 지사가 그동안의 암중모색 행보와 달리 보수진영이 주최한 토론회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란히 참석한 것도 이례적인데, 청중에게 던진 메시지는 여느 발표자들 보다 선명했고, 자극적이었다. 문 대통령에 대해서는 "고집이 보통 고집이 아니다. '최고집' 저리가라다. 외통수 고집불통의 오만이 권력의 끝판왕을 보여줄 거라고 생각한다"는 말도 던졌다. 제주도지사로서 향후 중앙 절충을 고려할 때 무리수가 아니냐는 우려가 들 정도의 발언이었다. 보수 진영이 주최한 토론회니만큼 참석자들은 원 지사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원 지사가 "민심 편에 서서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며 유승민, 안철수까지 아우르는 대통합을 얘기했을 때는 박수가 터져나왔다.

문 대통령이 조 후보자 임명을 재가한다면 원 지사는 당장 무소속이라는 방어막을 걷어내고, 보수 대표주자들을 하나로 모으는 대통합 메신저 역할을 자임할 지 모른다. 서울대 법학과 동기생 조 후보자의 거취, 원 지사의 거취가 주목되는 정국이다. <부미현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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