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년이 살만한 제주, ‘양질 일자리’가 과제

[사설] 청년이 살만한 제주, ‘양질 일자리’가 과제
  • 입력 : 2019. 01.10(목) 00:00
  • 편집부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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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제주의 미래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음을 알려주는 보고서가 관심을 끌었다. 고태호 제주연구원 연구위원이 내놓은 '제주 인구소멸지수 변화와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가 그것이다. 제주를 등지는 젊은이들이 크게 증가하면서 제주지역의 인구소멸위험을 높이는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17년까지만 해도 전입인구에서 전출인구를 뺀 순이동인구는 1000명(1165명)이 넘었다. 그게 지난해 4월 이후 894명으로 감소하면서 순이동인구 증가세가 둔화되기 시작했다. 청년층(25~39세)의 전출인구 증가분이 가장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도내 청년들이 왜 제주를 떠나려 하는지 엿볼 수 있는 조사자료가 나왔다.

제주도가 발표한 '2018 제주도민 일자리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년층(만 18~34세) 가운데 취업자는 73.0%, 미취업자는 27.0%로 나타났다. 미취업자에게 일자리 희망 여부를 묻자 긍정 응답이 48.6%에 그쳤다. 일자리 선택시 최우선 고려사항은 '나의 적성과 전공·흥미·능력에 맞는 업무(64.3%)'가 꼽혔다. 하지만 임금근로자에게 교육수준 대비 일자리의 수준을 묻자 '낮다'는 응답이 36.4%를 차지했다. 임금근로자들의 직종을 보면 서비스종사자(23.1%), 사무종사자(22.6%), 전문가 및 관련조사자(21.6%) 등의 순으로 일자리 한계를 보여줬다. 도내 청년층이 희망하는 월평균 임금은 248만4000원으로 나타났지만 실제 임금은 200만3000원으로 조사됐다. 청년층 임금근로자의 희망임금과 실제 받는 임금의 차이가 크다는 얘기다. 청년층의 65.7%가 제주지역 일자리와 희망하는 일자리 간 연봉 및 복리후생 수준이 차이 난다고 응답해 제주 청년층의 타 지역 이동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 청년들도 고향살이가 갈수록 녹록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이번 일자리 실태조사에서 취업 희망지역은 '도내'가 50.6%, 도내·외 상관없음(37.0%), 도외(13.0%) 순이었다. 일자리를 ‘도내’에서 얻기를 바라는 청년이 절반에 불과하다. 2015년에는 도내 64.1%, 도내·외 상관없음 28.9%, 도외 7.0%였다. 3년새 '도내' 비중이 눈에 띄게 줄어든 반면 '도외와 도내·외를 가리지 않겠다'는 청년층이 부쩍 늘어난 것이다. 지역사회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청년층이 제주를 떠나려고 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인적 자본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점에서 큰 일이다. 청년층은 물론 미래세대를 위해서도 '살만한 제주'를 만들기 위한 대책이 나와야 한다. 특히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인 점을 감안하면 청년층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최우선 과제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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