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과잉에 관광객 감소 제주 숙박업계 '찬바람'

공급과잉에 관광객 감소 제주 숙박업계 '찬바람'
지난해 도내 관광·일반숙박업소 36곳 경영난 등 이유 폐업
휴업도 속출… 길게는 1년 "수익성 악화로 당분간 영업불가"
  • 입력 : 2019. 01.09(수) 18:09
  •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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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국인 관광객 감소와 숙박시설 공급과잉 영향으로 도내 숙박시장에서 휴업 또는 폐업하는 업체가 잇따르고 있다.

 9일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시, 서귀포시에 따르면 지난해 6개 관광숙박업소(관광호텔, 휴양펜션 등)가 경영난 등을 이유로 폐업했다. 일반숙박업소는 사정이 더 심각해 지난 한해 모두 30개 업소(제주시 25곳, 서귀포시 5곳)가 문을 닫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08년 5월 제주시 연동에서 문을 특2급 A관광호텔도 경영난을 피하지 못하고 지난해 9월 폐업했다.

 A호텔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사이 분양형 호텔과 장기투숙 숙박업체가 우후죽순으로 늘면서 말도 안되는 가격에 객실을 파는 출혈경쟁이 이어졌다"면서 "당장 손님이 줄어든다고 해서 덤핑 경쟁에 뛰어들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 이럴 바에 문을 닫는 게 낫다고 보고 폐업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A호텔은 오피스텔로 업종 전환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난해 호텔 영업권을 다른 곳으로 넘긴 다른 관광호텔도 업종 전환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휴업하는 숙박업체들도 늘고 있다.

 서귀포시에 위치한 B호텔은 지난해 9월1일부터 그해 12월31일까지, 인근에 있는 C호텔은 이보다 앞서 그해 5월31일부터 11월30일까지 당분간 휴업하겠다고 신고했지만 아직까지 영업을 재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내국인 위주의 가족 단위 손님을 주로 받는 유스호스텔 업계에서도 휴업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도내에 등록된 19개 유스호스텔 중 3곳이 휴업을 신고했다. 이들 유스호스텔들은 짧게는 5개월에서 길게는 1년까지 당분간 영업을 하지 않을 계획이다.

 D유스호스텔 관계자는 "내국인 관광객이 줄면서 수익성이 악화돼 어쩔수 없이 휴업을 결정했다"면서 "시장 상황이 나아지면 (휴업 기간이 끝나지 않더라도) 영업을 재개해야겠지만 지금 추세로 봐서는 낙관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E유스호스텔 관계자는 "손님이 줄어 경영이 힘든 상황이었다"면서 "계속 영업하기보다는 이참에 시설 개보수를 하며 숨을 고르자는 차원에서 휴업 기간을 갖게됐다"고 전했다.

 도내 관광업계 관계자는 "숙박업계 사이에서는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경영이 어려운 상황"면서 "기업 인센티브 관광객 등 고부가가치 손님을 모객할 능력이 있는 대규모 숙박업체는 어떻게든 살아남겠지만 (그럴 능력이 부족한) 중·소규모 숙박업체는 이 상태로 가다간 휴·폐업에 직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지난해말 기준으로 도내에 등록된 관광숙박업소는 416곳, 객실은 3만2175실로 5년 전보다 각각 210%, 430% 가량 늘었다. 반면 지난해 제주방문 내국인 관광객은 1310만명으로 전년도 1352만명에 비해 3.1% 줄며 2010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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