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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세상] 억압된 여성의 일상에 보내는 다정한 시선
도리스 레싱 단편선 '19호실로 가다'
백금탁 기자 haru@ihalla.com
입력 : 2018. 07.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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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수상자의 필력
페미니즘 작가 역량 돋보여
중년여성의 우정·연대 주목

노벨문학상 수상자 도리스 레싱의 단편소설을 엮은 '19호실로 가다'가 나왔다. 이 책은 1994년 다시 출판된 'To Room Nineteen: Collected Stories Volume One'을 번역한 것으로, 작품 20편 가운데 11편을 묶었다.

'19호실로 가다'에는 단편소설 '최종 후보명단에서 하나 빼기' '내가 마침내 심장을 잃은 사연' '한 남자와 두 여자' '방' '영국 대 영국' '두 도공' '남자와 남자 사이' '목격자' '20년' 등이 담겨있다. 특히 국내에서 최초로 번역된 데다 작가의 기묘하고도 현실 비판적인 작품세계를 느낄 수 있다. 현대 페미니즘의 고전으로 평가받는 표제작 '19호실로 가다'와 '옥상 위의 여자'도 포함돼 페미니즘 작가로서의 면모 또한 발견할 수 있다.

이들 소설 대부분은 작가의 초기 단편소설로 전통적인 사회질서와 체제가 붕괴된 1960년대 전후 유럽사회의 단면을 예리하게 포착한다. 사회로부터 억압받는 개인의 일상과 욕망, 때로는 저항을 작가는 자신만의 창의적인 방식으로 담담히 그려낸다.

표제작 '19호실로 가다'는 결혼제도에 순응하며 자신의 독립성을 모두 포기한 전업주부 수전이 숨 쉴 틈을 찾기 위해 영국 런던의 후미진 호텔의 '19호실'이라는 자신만의 공간으로 향하는 이야기다. 주인공은 그 공간에서 그 어떤 역할과 의미도 강요받지 않는 '자기 자신'을 마주한다.

작가는 당시 대부분 젊은 여성에 초점을 둔 작가와는 달리 중년 여성에 집중한다. 특히 이들을 다양한 직업과 모습, 성격을 가진 주체적 인물로 구성해내며 그들을 향해 다정한 시선을 보낸다. 또한 소설에 등장하는 중년 여성들은 또 다른 여성과의 우정과 연대로 위기를 극복하거나 서로를 위로하는 모습도 엿볼 수 있다.

레싱은 1919년 페르시아(지금의 이란)로 이주한 영국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다. 이후 영국령 남아프리카 로디지아(짐바브웨)에서 가족들과 함께 식민지 원주민의 삶을 목격하며 유년기를 보냈다. 두 번의 이혼을 겪고, 1949년 런던으로 이주한 뒤 1950년 '풀잎은 노래한다'를 발표하고 이후 '황금 노트북', '생존자의 회고록' 등 여러 장편소설을 출간했다. 이외에도 '사랑하는 습관' '런던 스케치' 등 단편집, 희곡, 시집 등이 여럿 있다. 레싱은 서머싯 몸 상(1954년), 메디치 상(1976년), 셰익스피어 상(1982년) 등 20세기 후반 수많은 문학상을 휩쓸었다. 2007년 마침내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문예출판사. 1만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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