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애의 한라칼럼] 한 걸음의 힘 - 아들러가 남긴 심리학적 유산

[우정애의 한라칼럼] 한 걸음의 힘 - 아들러가 남긴 심리학적 유산
  • 입력 : 2025. 08.12(화) 01:40
  • 김미림 기자 kimmirim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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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알프레드 아들러(Alfred Adler)는 지그문트 프로이트, 칼 융과 함께 현대 심리학의 3대 거장으로 불리며, 개인심리학의 창시자이자 '용기의 심리학자'로 불린다.

그는 책상 위에서만 이론을 만든 학자가 아니었다. 삶의 가장 낮은 자리에서, 직접 아픔과 어려움을 겪으며 용기의 의미를 깨닫고 그것을 세상과 나눈 사람이었다. 아들러의 생애를 들여다보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역경 속에서도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을 수 있다.

아들러는 병약한 유년기를 보냈다. 구루병으로 걷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세 살 무렵에는 동생의 죽음을 목격했다. 다섯 살 때는 갑작스러운 폐렴으로 생사의 경계에 섰다. 왕진 온 의사가 "이제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말을 남겼을 때, 어린 아들러의 눈빛 속에는 두려움과 결심이 동시에 피어올랐다. 그는 '내가 의사가 돼 절망 속에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겠다'고 다짐했고, 그 다짐은 기적처럼 그를 살려냈다.

건강하고 재능 있는 형과 자신을 비교하며 느낀 열등감은 그의 어린 마음을 무겁게 눌렀다. 그러나 아들러는 그 감정에 머물지 않았다. 오히려 그것을 극복의 원동력으로 삼았다.

체력을 기르기 위해 산을 오르고, 학문과 경험을 통해 자신을 키워갔다. 훗날 그는 "인간은 의지가 방해받을 때 열등감을 느낀다. 그러나 열등감은 잠재력을 깨우는 자극이 된다"고 말한다. 누구나 부족함을 느끼지만, 그 자리에서 멈추지 않고 더 나은 존재로 나아가려는 의지가 인간을 성장시킨다고 본 것이다.

그 출발점은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것인데, 곧 나를 인정하는 태도가 변화의 문을 열게 되는 것이다.

오늘날 아들러 심리학은 경쟁과 비교 속에서 지친 사람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준다.

또 관계 갈등 속에서는 공동체감과 수평적 소통을 회복하게 하고, 과거의 상처에 머무르지 않고 미래를 선택하도록 돕는다. 이러한 맥락에서 그는 삶을 변화시키는 세 가지 태도를 제안한다.

첫째, 갖지 못한 것보다 지금 가진 가능성과 강점에 집중하기. 둘째, 스스로를 격려하며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해내기. 셋째, 현재의 성취를 인식하며 오늘을 단단히 살아내기다.

힘겨운 현실 속에서도 "더 좋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믿음은 관점의 변화에서 시작된다. 용기란 특별한 재능이 아니라, 두려움 속에서도 나를 인정하며 한 걸음을 내딛는 힘이다.

그 한 걸음은 작아 보일지 몰라도, 인생의 방향을 바꾸는 첫 시작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우리의 삶은 조금씩, 그러나 분명히 변하기 시작한다. <우정애 제주한라대학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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