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도에 따르면 이 전패는 객사에 왕의 초상을 대신해 봉안하던 '전(殿)'자가 새겨진 목패다. '제주계록'이나 '탐라기년' 등의 사료에 의하면 1847년(헌종 13) 3월 해당 전패가 도난당해 같은 해 6월 임금의 윤허를 받아 지금의 전패를 새로 제작해 봉안했다는 기록이 있다.
정의향교 전 전교였던 한학자 오문복 선생도 증언을 통해 1910년 경술국치 직후 일제가 객사를 없애고 임금을 상징하는 전패를 땅에 묻으려 하자, 당시 정의향교 재장 오방렬 등이 이에 불복해 전패를 수호했다고 밝혔다.
이후에도 일본 관헌들이 강제로 객사를 헐려하자 오방렬 등은 해당 전패를 정의향교 명륜당 뒤에 있던 오의사묘(의사 오흥태를 모신 사당)에 몰래 옮겨 모셨다고 한다. 이에 오방렬은 전패를 몰래 빼내어 숨겼다는 이유로 1914년 형독으로 죽음을 맞았고, 이후 정의현 객사 전패는 의사묘가 헐리게 되자 정의향교 대성전으로 옮겨져 현재에 이르고 있다.
김대근 도 세계유산본부장은 "지속적으로 역사적·학술적 가치를 지닌 숨은 유형유산을 적극 발굴해 국가 및 도 문화재로 지정·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