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오일장 살인 피의자 3일간 범행 대상 물색

제주 오일장 살인 피의자 3일간 범행 대상 물색
강도 살해 20대 남성 10일 구속 송치
여성 BJ에 선물하다 수천만원대 빚져
공원·오일장 밤낮 배회 범행 표적 물색
  • 입력 : 2020. 09.10(목) 13:32
  •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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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제주시 한 편의점에서 일을 마친 후 귀가하던 여성을 살해한 범인은 범행 3일 전부터 밤낮으로 범행 대상을 물색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범인이 범행 장소를 다시 찾아 시신을 은닉하려 한 정황과 평소 인터넷 방송BJ에게 사이버 머니를 선물하며 돈을 탕진했던 사실도 새롭게 확인됐다.

제주서부경찰서는 10일 강도 살해, 시신 은닉 미수, 신용카드 부정 사용 혐의 등으로 A(29·제주시)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이날 밝혔다.

 A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6시 50분쯤 제주시 도두1동 민속오일시장 인근 밭에서 B(39·여)씨를 살해하고 현금과 신용카드, 휴대폰를 훔쳐 달아난 혐의(강도 살해)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범행 3일 전인 지난달 28일부터 강도 행각을 계획했다. A씨는 거주하던 오피스텔의 월세가 몇달 간 밀리자 이날 집에서 흉기를 갖고 도망쳐나와 사건 당일까지 자신이 소유한 트럭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밤낮으로 범행 대상을 물색했다. A씨는 지난 4월부터 지난 7월까지 하던 택배 일을 그만둔 상태였다.

A씨는 취객이나 여성 등 범죄에 취약한 이들을 범행 대상으로 정했다. 3일간 제주시내 공원과 오일장 등을 밤낮으로 배회하던 A씨는 사건 당일 피해자를 발견하고, 피해자가 걸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지점에 차를 세워 다가오길 기다렸다가 흉기를 들이대며 돈을 내놓으라고 했다. A씨는 이 과정에서 강하게 저항하던 피해자가 도로 옆 밭으로 넘어지자 흉기를 6차례 휘둘러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경찰에 "택배 일을 그만둔 뒤 생활고에 시달려 범행했다"고 진술했지만, 경찰은 A씨가 자신 명의의 차를 가지고 있는 점 등으로 미뤄 계속된 생활고가 아닌 당장 쓸 돈이 필요해 범행한 것으로 판단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여러 명의 여성 인터넷방송 진행자(BJ)에게 사이버 머니를 선물하다 모아둔 돈을 모두 탕진했다. A씨는 환심을 사려 평소 여성 BJ들에게 최소 10만원부터 최고 200만원 상당의 사이버 머니를 선물했으며 올해 초에는 한 여성 BJ와 실제 만남을 갖기도 했다. A씨는 차량 구입 대출금과 생활비, 사이버머니 비용 등으로 5500만원의 빚을 졌다.

A씨가 시신 은닉을 시도한 사실도 밝혀졌다. 경찰이 주변 폐쇄회로(CC) TV를 분석한 결과 A씨는 범행 5시간 만인 지난달 31일 0시17분쯤 범행 장소를 다시 찾아 시신을 5m가량 옮기다 포기하고 현장을 벗어났다. 또 A씨는 훔친 피해자 신용카드로 편의점과 마트에서 두 차례에 걸쳐 식·음료를 샀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인명 경시에 의한 미리 계획된 흉악범죄라며 피의자를 송치한 뒤에도 여죄가 없는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미리 범죄를 예방하지 못해 유가족에게 죄송스럽다"면서 "CC(폐쇄회로)TV 등 범죄 예방 시설물을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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