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같은 삶' 제주 여성 독립운동가 3인 '기념비' 제막

'불꽃같은 삶' 제주 여성 독립운동가 3인 '기념비' 제막
신성학원동문회 18일 100주년 역사관에서
강평국·고수선·최정숙 선생 기념비 제막식
  • 입력 : 2020. 08.13(목) 17:45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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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강평국, 고수선, 최정숙 선생.

서슬 퍼런 일제를 상대로 조국의 독립을 외치며 불꽃 같은 삶을 살았던 제주의 여성 항일운동가 강평국(1900년~1933년)·고수선(1898년~1989년)·최정숙(1902년~1977년) 선생을 기리는 기념비가 세워진다.

 신성학원총동문회는 '제75주년 광복절'을 맞아 18일 오전 10시 신성 100주년 역사관에서 강평국·고수선·최정숙 선생을 기리기 위한 '독립 애국지사 기념비 제막식'을 개최한다고 13일 밝혔다.

 신성여자중·고등학교의 전신 '신성여학교' 1회 졸업생인 강평국·고수선·최정숙 선생은 학교를 졸업한 뒤 서울에 있는 경성여자고등보통학교 사범과에 함께 진학했다. 이후 이들은 101년 전인 1919년 3·1만세시위 당시 경성여고보의 학생시위를 주도하는 등 항일운동을 전개했다.

 이후 강 선생은 제주 여성교사 1호로 활약하며 1921년 '여수원(女修園)'을 설립해 도내 여성에 대한 문맹 퇴치와 초등 교육 및 계몽운동을 펼쳤다. 이름도 일제에 빼앗긴 나라를 되찾겠다는 의지로 본명인 '연국(年國)'을 '평국(平國)'으로 개명했다. 하지만 1933년 1월 '신여성 운동가'를 탄압하려는 일경에 의해 체포된 일을 계기로 몸이 급격히 나빠지면서 같은해 11월 병사했다. 강 선생의 항일활동은 2019년에야 인정 받아 '건국훈장 애족장'에 추서됐다.

 고 선생은 1990년 제주 여성 최초 독립유공자 서훈(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았고, 제주 여성 가운데는 처음으로 의사면허를 취득한 인물이다. 광복 이후에는 제1대 도민회(도의회)·제3대 민의원(국회의원)에 출마했으며, 제주여성청년회(1925년) 초대회장 등 여성·사회 운동에도 앞장서며 여권 신장 운동을 이끌었다.

 최 선생은 교편을 잡던 중 1938년 경상여자의과전문학교에 입학, 의사면허를 취득했다. 이어 1944년 제주시 삼도리에 극빈환자들을 위한 소아과 '정화의원'을 개원했으며, 10년 후인 1954년에는 모교인 신성여고 초대교장을 무보수로 역임했다. 또 1964년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교육감이자 제주도 초대 교육감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1993년에는 대통령 표창을 받아 독립운동가로 추서됐다.

 

18일 제막되는 강평국, 고수선, 최정숙 선생의 기념비.

신성학원총동문회 관계자는 "시대의 선구자로 조국의 독립과 제주 여성 교육 및 사회 활동에 헌신하신 독립 애국지사 강평국·고수선·최정숙 선생의 뜻을 기리고자 제막식을 거행하게 됐다"며 "이분들의 삶의 철학을 통해 당당하게 도전하는 애국심과 제주여성의 강인함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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