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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觀] 맛있는 인생
강민성 기자 kms6510@ihalla.com
입력 : 2020. 07.3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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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에서 채끝살은 얹은 짜장라면을 먹고 있는 채원교.

작금의 텔레비전에서는 음식을 만드는 것과 먹는 것에 대한 프로그램이 수십여 편 방송 중이고 요리가 취미이고 맛집 탐방이 특기인 이들도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시대가 탄생시킨 스타인 백종원이나 주방에서 스튜디오로 활동 반경을 넓힌 셰프들의 활약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맛있는 한끼가 주는 확실한 즐거움, 그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 충족임과 동시에 어마어마한 기분의 전환이기 때문이다. 비단 입만 즐거운 게 아니다. 아름답게 플레이팅 된 요리는 사진으로 찍혀 소셜 네트워크 상에서 인기를 끌게 된다. 눈으로 먹는다는 말이 어색하지 않은 시대가 도래했다.

영화 속 에서 발견한 음식들은 다양한 의미로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가끔 어떤 음식을 보면 그 음식이 등장한 영화가 자동적으로 연상이 될 정도로 영화 속 음식은 힘이 세다. 지난 해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전국적으로 또는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은 두 편의 작품엔 모두 시그니쳐 푸드가 존재한다. 먼저 정체를 위장한 경찰들의 수사물 '극한직업'은 수원 갈비맛 양념 치킨을 내놓았다.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영화 속에서 대단한 활약을 해낸 이 닭은 실제 수원 통닭 거리를 인파로 붐비게 만들며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 공을 세웠으니 정말 대단한 닭이다.

또 다른 작품인 '기생충'은 모두가 다 아는 짜장 라면 위에 한우 채끝살을 얹으며 전세계 많은 관객들의 군침을 돌게 만들었다. 세계 각국의 유튜버들이 앞다투어 레시피를 업로드 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일본의 한 극장에서는 직접 짜파구리를 만들어 메뉴로 내놓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제조사의 매출이 크게 늘면서 효자 상품 노릇을 톡톡하게 해냈다고 한다. 서민들의 음식이라는 양념통닭과 짜장라면은 많은 대중들이 아는 맛이다. 익숙한 아이템인 동시에 구매도 조리도 비교적 손쉬운 품목이기도 한 것이다. 영화 속 음식들은 이 익숙함에 신선한 한 가지를 더하면서 관객들과 식도락가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모두가 아는 맛 위에 모르는 맛, 궁금한 맛을 더한 것이다. 갈비인가 치킨인가를 궁금하게 만드는 양념 소스와 라면에 감히 넣을 생각을 하지 못했던 고가의 채끝살을 더해 관객들의 오감을 자극한 이 영화들은 영화적 성과와는 별개로 오래 기억될 맛있는 순간들을 만들어냈다.

생각해보면 꽤 많은 영화들이 자신만의 시그니처 푸드를 가지고 있고 그것으로 관객들의 오랜 추억이 된다. "라면 먹고 갈래요?"라는 명대사를 탄생시킨 '봄날은 간다'의 라면과 배우 하정우를 먹방의 고수로 만든 '황해'의 구운 김, 영화와 캐릭터의 쓸쓸한 정서를 배로 높힌 '무뢰한'의 해장국과 소주가 차례로 영화의 장면들과 함께 떠오른다. 또한 '족구왕'의 커피 우유와 '소공녀'의 위스키 한 잔도 영화 속 장면들을 마주했던 그 감정 그대로 떠올라 입가에 미소를 짓게 만든다. 영화 속 음식들은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통해 곱게 전시된 음식들과는 좀 다르다. 영화 속에서 캐릭터가 먹고 마시던 감정이 보는 이들에게 까지 전달되는 좀 더 복합적인 정서를 지닌 맛인 것이다.

이 여름, 맛있는 영화 한 편을 보고 그 영화 속 음식을 찾아 떠나는 짧은 여행의 계획을 세워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겠다.

<진명현 독립영화 스튜디오 무브먼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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