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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근의 한라칼럼] 제주 팬덤을 다시 생각한다
김도영 기자 doyoung@ihalla.com
입력 : 2020. 02.0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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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내내 몸이 안좋아 쉬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면 십중팔구 '그래서 육지로 올라갈거냐'는 질문을 받았다. 쉬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그 이야기가 제주를 떠난다는 말로 들리는 모양이다. 생각의 차이는 결과도 전혀 다르게 반영한다.

실제로 제주에 내려온 사람 중 육지로 올라가는 경우가 늘어나는 모양이다. 제주로의 유입인구보다 유출인구가 많아졌다는 뉴스를 들으니 실감이 난다. 제주도는 몇년 간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장소였고 제주이주가 젊은이들 사이에 일종의 팬덤이었는데 그 열기가 식었다. 끝 모른 채 오를 듯 싶던 부동산 가격이 주춤하던 지난 해 주변에서 많은 이주민들이 육지도 되돌아간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카페와 게스트하우스를 정리하는 중고물품을 판매 메시지도 계속 늘어났다. 특히 청년들이 주거비용이 비싸 더 이상 제주를 찾을 이유가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머지않아 제주이주의 흐름이 꺾이겠거니 했는데 우려가 현실이 됐다.

제주에 내려온 이후 내가 봐온 제주는 낙관과 개발, 성장에 대한 기대가 워낙 커 사회 곳곳에 잠재한 부정적 가능성을 압도하고 있었다. 부동산 가격은 오르고 인구는 계속 늘고 관광객 수도 매년 기록을 갱신하는 등 온 제주가 들썩였다. 한마디로 돈이 돌고 경제규모가 커지는 느낌이랄까. 제주의 많은 문제는 경제적 이익을 둘러싼 갈등으로 비춰졌고 공동체 해체, 제주가치의 훼손, 이주민과 선주민 갈등,무분별한 개발사업 등 역시 표현만 달랐지 성격은 유사했다.

이제 상황이 바뀌었다. 많은 것이 여전해 보이지만 꼭지점을 지나 하강곡선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논리를 단순화시키면 전조가 충분히 나타나고 있으니 제주를 이제 축소지향의 사회구조로 재편을 고려해봐야 하지 않을까. 물론 인구의 순유출이 늘었다고 모든 것이 큰 난관에 봉착하는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 전체의 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했는데 제주만 용빼는 제주가 있겠는가. 미분양주택이 늘었다고, 중산간의 개발이 좀더 늘었다고 제주가 쌓아놓은 그동안의 경험과 성장의 결과가 바로 무너지는 것도 아니니 침소봉대할 일은 아니다.

문제는 성장이나 개발의 패러다임으로 목표를 세우고 사회구조를 맞추어 놓았으니 성장곡선이 꺾였음에도 이를 인정하는데 극도로 인색해 지는 상황이다. 오랫동안 제시해 놓은 성과, 일 추진방식, 해결책을 하루 아침에 바꾸는 일은 어느 무엇보다 힘들다. 그러나 적절한 시점을 놓치게 되면 그 결과 역시 걷잡을 수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온 지구상의 교류와 소통을 하루아침에 무너뜨리는 현장을 보고 있다. 우한에서 초기에 심각성을 깨닫고 초도대응을 제대로 했다면 그 파장은 상당히 축소되지 않았겠는가.

개발과 성장 중심의 메카니즘으로 제주사회를 판단하고 사회를 운영하는 기준을 세우기보다 내실을 다지고 성장의 목표를 조절할 시기라는 점을 인식했으면 좋겠다. 제주의 가치를 지키자는 당위가 아니라 성장과 개발을 중요 목표로 삼지 말았으면 한다. 인구유출이라는 단순한 수치로만 봐도 제주의 미래에 대한 우려는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역사회가 추구하는 발전의 기준을 되돌아보아야 한다. 그동안 왜 제주를 향한 팬덤이 생겼는지 이유를 되새겨볼 일이다. <이재근 제주도 도시재생지원센터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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