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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의 편집국 25시] 법과 정의
이상민 기자 hasm@ihalla.com
입력 : 2020. 01.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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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사람들은 정의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로 법원을 가리킨다. 정의는 법으로서 구현될 수 있다는 믿음이 이런 인식을 낳았을 테다. 그러나 법이 반드시 이 사회의 정의를 보장하는 건 아니다. 법도 사람이 만드는 것이라 한계가 있고, 또 더러는 우리의 믿음을 깨뜨리기도 한다.

지난해 12월 법원은 신화역사공원 카지노 채용 청탁 비리에 연루된 전·현직 공무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도청 카지노 감독부서에서 일했던 공무원 A씨와 B씨가 카지노 확장·이전 과정에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B씨 자녀가 이 업체에 채용될 수 있게 부정한 청탁을 했다고 봤다. 그러나 법원은 대가성이 없다며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정을 나오는 순간 나도 모르게 한숨이 흘렀다. 판결문에 나온 '사실'들은 그간 생각했던 정의와 너무나 거리가 멀어 보였다.

A씨는 업체 간부에게 B씨 자녀의 이력서를 직접 보내고 "잘 부탁한다"고 했다. 이후 업체 간부는 인사담당자에게 "이 분 꼭 붙여야 한다. 이 분 아버지가 우리 카지노 담당이다"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채용은 업체가 카지노 변경허가 신청서를 제출하기 바로 전날 결정됐다.

법원은 무죄를 선고하며 이례적으로 이들에게 "공직자로서 도덕적인 행동은 아니었다"고 일침했다. 이 사건이 과연 훈계로 끝날 일인가. 도덕적 비난이 두려웠다면 애초부터 일어나지도 않았을 일인데, 뒤늦게 이들에게 도덕적 책임을 묻는다고 무너진 정의가 바로 세워질까. 법으로 처벌하기 힘들고, 우리도 모르게 그런 법을 만든 것이라면 앞으로 과제는 명확하다. 법을 고쳐 더 이상 이런 일이 없게 제대로 된 처벌 기준을 만드는 것이다. 이 것마저 외면하면 우린 정의를 말할 자격이 없다. <이상민 행정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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