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미현의 편집국 25시] 해녀와 4·3 다룬 소설에 빠져든 미국 사회

[부미현의 편집국 25시] 해녀와 4·3 다룬 소설에 빠져든 미국 사회
  • 입력 : 2019. 11.21(목) 00:00
  • 부미현 기자 bu8385@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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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소설가 리사 시(Lisa See·64)의 소설 '해녀들의 섬(The Island of Sea Women)'이 미국 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소설은 제주 해녀와 제주 문화, 제주4·3을 소재로 일제강점기인 1938년부터 최근인 2008년까지 제주 해녀와 주변인들이 겪은 삶의 이야기를 담았다.

최근 캐나다에 사는 기자의 제주출신 지인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이 소설을 언급했다.

캐나다의 한 호텔에서 근무 중인 그는 미국인 고객 여러 명이 자신이 제주출신임을 알자 소설을 언급하며 매우 반가워했다고 한다.

지인에게 해녀가 실존하는지, 고령의 해녀가 물질을 하는 게 사실인지 경외감 가득한 눈길로 질문도 쏟아냈다고 한다.

한 두 번이 아니라 몇 차례 이같은 경험을 한 그가 놀라운 일이었다며 기자에게 전해준 얘기다.

차가운 바닷물 속에 들어가 물질을 하는 고령의 제주 여성들, 그리고 그들이 겪은 4·3이라는 제주의 비극적 역사가 미국인들에게 울림을 준 것이다.

이같은 미국 현지 사회의 관심은 고무적이다. 이 소설을 통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제주 해녀는 물론, 아직 아픔이 해결되지 못한 4·3이 미국 일반 국민들에게도 알려지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작가는 한국어판 독자들에게 전하는 글에서 이 소설을 쓴 배경과 4·3에 대해 자세히 언급했다.

어쩌면 미국의 독자들은 지난 6월 미국 UN본부에서 4·3을 이야기하는 국제 인권 심포지엄이 열린 이유와 70년이 지난 지금까지 4·3의 완전한 해결이 이뤄지지 않은 현실에도 관심을 갖게 될 지 모른다.

이 소설이 제주 해녀와 4·3의 세계화의 작은 발걸음이 되길 기대해본다. <부미현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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