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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이 낳은 또 다른 비극의 현실은?
17일 순천대서 제주4·3-여순항쟁 71주년 학술 토론회
제주 출동 거부해 반란… 진압 과정서 민간인 1만명 사망
특별법 제정 계속 실패… 군사재판 재심 개시도 9년 걸려
송은범 기자 seb1119@ihalla.com
입력 : 2019. 10.17. 17: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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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도민연대와 순천대학교는 17일 순천대 70주년 기념관 2층 대회의실에서 '제주4·3, 여순항쟁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을 위한 학술토론회'를 개최했다. 송은범기자

제주4·3이 낳은 또 다른 비극인 '여순사건'을 재조명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역사적 운명을 같이 한 두 사건에 대해 서로 연대하고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서다.

 제주4·3도민연대와 순천대학교는 17일 순천대 70주년 기념관 2층 대회의실에서 '제주4·3, 여순항쟁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을 위한 학술토론회'를 개최했다.

 여순사건은 1948년 10월 19일 전남 여수에 주둔하던 국방경비대 14연대 군인들이 제주4·3 진압을 위해 출동하라는 명령을 거부, 반란을 일으킨 사건이다. 이후 진압 과정에서 민간인 1만여명이 빨갱이로 내몰려 목숨을 잃었다. 이 과정에서 민간인 수 천명이 군사재판을 받고 학살되거나 억울한 옥살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는 지난 2000년 '제주4·3 특별법'이 제정된 것과 달리 여순사건은 2001년부터 현재까지 총 4차례에 걸쳐 '여순사건특별법안' 발의됐지만 보수정권의 반대와 견제 등으로 자동 폐기되거나 심의조차 받지 못했다.

 불법적인 군사재판도 제주보다 앞선 2011년 재심을 청구했지만, 검찰의 항고로 대법원까지 가면서 올해 3월 21일에서야 재심 개시가 결정,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제주는 2017년 4월 19일 수형생존인 18명이 재심을 청구한 데 이어 재심 결정, 사실상 무죄인 '공소기각' 판결까지 2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제주4·3도민연대와 순천대학교는 17일 순천대 70주년 기념관 2층 대회의실에서 '제주4·3, 여순항쟁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을 위한 학술토론회'를 개최했다. 송은범기자

이날 토론에 나선 박찬식 제주4·3평화재단 비상임연구원은 "4·3은 여순을 촉발시켰고, 여순에 내려진 계엄령은 제주로 확대돼 민간인 대학살의 근거가 됐다"며 "특히 여순에서의 계엄령, 즉결처분, 군법회의는 제주에서 똑같이 재연됐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여순사건은 수 천명에 달하는 수형인에 대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진상조사와 생존자 및 유가족 발굴하는 작업이 이뤄지지 않아 아쉽다"며 "여순사건 군사재판도 4·3과 마찬가지로 기록이 전무하고, 검찰의 공소장 복원도 불가능한 상태다. 따라서 제주처럼 법으로 규정된 절차를 무시한 불법적인 재판이므로 검찰이 스스로 공소기각을 구형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역사학자 주철희 박사는 "언론보도와 출판물, 관련 기록 등을 통해 여순항쟁 당시 민간인의 무차별적인 체포·구금이 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대법원 재심 개시 결정 때 대법관 3명이 '사법작용을 가장한 국가의 무법적 집단학살'이라고 밝힌 만큼 무죄 판결이 내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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