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덕의 건강&생활] 눈 앞에 날파리가 떠다녀요

[김연덕의 건강&생활] 눈 앞에 날파리가 떠다녀요
  • 입력 : 2019. 06.12(수) 00:00
  • 김경섭 기자 kk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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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일이다. 중년 여성 환자 한 분이 갑자기 안 보인다고 찾아와서 검사를 해보니 망막박리가 확인됐다. 응급 수술을 요하는 상황이라 종합병원으로 전원 안내를 드리면서 여쭤봤다. "혹시 며칠 전부터 뭐가 눈앞에 떠다니지 않으셨어요?" 환자 분 말씀은 이랬다. "떠다니는 게 있었는데 별거 아닌 것 같아 그냥 지냈어요."

중년 이후에 나타나는 안과 증상 중 하나가 비문증이다. 갑자기 눈 앞에 먼지나, 벌레, 거미줄 같은 것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보는 것을 방해한다. 시선을 옮기면 따라다니면서 가려 더욱 불편하다.

비문증은 보통 노화 때문에 생긴다. 젤리 같았던 유리체가 액체화되면서 수축하고 작은 섬유들이 뭉쳐 혼탁해 지면 그림자가 진다. 대개는 50~60대 때 경험하는데, 근시가 있는 경우 그보다 이른 나이에도 발현할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좀 불편할 뿐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노화 증상이지만, 망막이 찢어거나, 당뇨, 고혈압 등의 합병증으로 눈 속에 피가 나는 경우, 포도막염 등 안구 내 염증이 발생하는 경우 등의 상황이 있을 수 있어, 처음 증상이 발생하였을 때 정확한 검사가 필요하다. 특히 망막이 찢어진 상황이라면, 서두에서 소개한 환자의 예처럼 망막박리라는 질병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있다. 망막박리가 망막의 중심부인 황반부까지 진행되면 수술이 잘 되어도 시력을 회복하기 어렵다.

따라서 다음의 상황이라면 안과 전문의를 반드시 찾으시면 좋겠다.

평소보다 떠다니는 것이 늘어난 경우/갑작스럽게 발생한 새로운 비문증/번쩍임과 떠다님을 같은 눈에서 느끼는 경우/주변부 시야 일부가 그늘져 가리는 느낌이 드는 경우

자연스런 노화로 발생한 비문증은 특별한 치료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유리체의 혼탁을 사라지게 하는 약물치료는 없으며, 수술적 치료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수술의 위험성과 합병증을 고려하면 굳이 권장하지는 않는다. 불편함이 많긴 하겠지만 시간이 약이라고 무시하고 기다리다 보면 옅어지고 인지하지 못하게 된다.

망막이 찢어진 경우(열공, 裂孔)에는 열공의 크기와 망막박리 유무에 따라 '레이저광응고술'을 시행하거나 수술을 시행한다. 레이저광응고술의 경우 열공이 발생한 주변부를 레이저를 이용해 유착시켜 망막박리로 진행하는 것을 막는 방법이며, 레이저장비가 있는 병원에서 비교적 간단하게 치료할 수 있다. 열공이 너무 크거나 망막박리가 상당히 진행한 경우에는 '공막돌륭술'이나 '유리체절제술' 등의 수술이 필요할 수 있으며, 전신마취하에 시행하기도 한다.

출혈에 의한 비문증은 기다리면 좋아지는 경우도 많으나, 당뇨·고혈압 합병증과 동반된 경우에는 해당 질환에 대한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포도막염과 같은 염증이 발생한 경우도 약물치료가 필요하고 원인을 찾는 전신 검사를 동반하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필자도 몇달 전 갑작스럽게 오른 쪽 눈에 크게 떠다니는 것이 보였다. 아는 것이 병이라고 머리 속으로 온갖 안 좋은 상황을 상상하며 불안해 하다가, 다른 안과 선생님께 검사를 받고 단순한 비문증이라는 결론에 마음을 쓸어내린 적이 있다. 일단 증상이 발생하면 가까운 안과를 방문해서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는게 필요하겠다. <김연덕 제주성모안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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