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오모리를 가다] (1)자연과 식도락

[아오모리를 가다] (1)자연과 식도락
설국의 산과 바다, 낭만이 공존하는 힐링 여행지
  • 입력 : 2025. 10.16(목) 03:00
  • 고성현 기자 kss0817@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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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키산. 여성의 옆모습이 연상된다고 알려져 있다.

세계자연유산 시라카미 산지, 북국의 숨은 보석
이와키산 품 안에서 만나는 자연과 여유 ‘감흥’
사과의 단맛, 가리비의 풍미… 미식 여행 ‘적격’




일본의 최북단 홋카이도현 바로 아래 위치하는 아오모리(靑森)현은 한국인들에겐 다소 생소한 지명이다. 그러나 이곳이 주는 아늑함과 문화는 다른 일본 지역과는 구별되는 잠재력을 지녔다.

'푸른 숲'이라는 이름답게 세계자연유산인 시라카미 산지를 지녔고, 일본에서 제일 가는 사과, 물과 공기는 아오모리 주민들의 자랑이다. 자연은 물론 문화도 잘 보존돼있는 아오모리현을 한라일보와 일본 동오일보의 팸투어 초청 교류의 일환으로 2회에 걸쳐 소개한다.



l 제주와 비슷한 듯 이국적인 정취

[한라일보] 맑은 물과 깨끗한 공기를 지녔으며, 높고 아름다운 산이 어딜 가든 보인다. 싱싱한 해산물을 즐길 수 있으며, 지역을 대표하는 과일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아오모리의 풍경. 황금빛 벼가 뒤쪽의 사과나무와 어우러진다.

얼핏 읽었을 때 제주가 떠오르는 이 지역은 바로 아오모리현이다. 사과 수확이 한창이던 10월의 아오모리현은 분명 초행이었으나, 언젠가 와본 적이 있는 듯 고즈넉함이 있었다.

아오모리 공항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 커다란 사과가 그려진 벽화가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며 가장 먼저 반겨준다. 사과 주스를 마시며 이동하는 길, 마주하게 되는 아오모리현의 풍경은 네 가지 자연색으로 이뤄져 있다. 사과의 빨간색, 벼의 노란색, 이와키산의 초록색, 푸르다 못해 쨍한 하늘색. 10월의 아오모리현은 네 가지 색이 있는 그대로 배치되며 절경을 이룬다.

아오모리현 서쪽에 위치한 이와키산은 현지에서 우리의 한라산과 비슷한 위상을 지니고 있다. 이와키산은 아오모리현 주민들에게 풍작을 위한 숭배의 대상이다. 산자락에 '이와키산 신사'가 있는데 그 역사가 1200여 년에 이른다. 독특하게도 이와키산 정상엔 신사의 오쿠미야(본전에 떨어져 있지만 본전의 영역으로 간주하는 곳)가 있다. 이와키산은 해발 1625m로 설악산(1708m)보다 살짝 낮다. 그래도 결코 낮지 않은 높이인 만큼 아오모리현 어디서든 보이는데, 그 모습이 마치 여성의 옆모습을 닮았다고 알려져 있다.

아오모리역이 위치한 아오모리시는 제주시, 농업이 주로 이뤄지는 히로사키시는 서귀포시와 닮았다. 자동차로 40분가량 걸리는 두 도시를 이동하다 보면, 히로사키시에 가까워질수록 노란색과 빨간색이 그라데이션처럼 점점 늘어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히로사키시의 낮은 건물과 곳곳에 난 골목, 그 사이 보이는 사과와 벼는 영락없는 우리 시골의 정취다. 그러나 일본만의 고유한 양식과 어우러져 익숙한 듯 낯선 신비로움을 준다.

아오모리시는 도쿄나 오사카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북쪽의 바다와 서쪽의 산지, 탁 트인 도시가 분주함보다는 여유로움을 준다.



l 휴양·레저 즐기기에 제격

시라카미 산지는 아오모리현부터 아키타현까지 걸친 광활한 자연의 보고다. 13만㏊의 원생림 중 중심부의 1만7000㏊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돼 있다. 자연유산 등재지역을 탐방하는 것은 힘들지만, 그 일대에 산책코스가 정비돼 있어 대자연을 충분이 만끽할 수 있다. 너도밤나무 원생림이 펼쳐져 있는 것이 특징인데, 중간중간 있는 연못이 어우러져 아름다움을 내뿜는다.

아오모리의 겨울철 노천온천. 어메이징 아오모리 제공.

아오모리현을 한 번에 만끽하고 싶다면 이와키산 정상에 도전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9부능선까지 셔틀버스와 케이블카가 잘 돼있어 실제 등산시간 30~40분이면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정상에서 운무와 함께 아래를 내려다보면 시라카미 산지는 물론, 멀리 보이는 도심, 끝없는 바다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아오모리현은 여름엔 골프, 겨울엔 스키가 제격이다. 특히 아오모리현은 일본에서 떠오르고 있는 골프 '핫 플레이스'다.

시원한 기후의 광활한 자연 속, 한적한 분위기에서 골프를 친다는 점에서 홋카이도현과 비슷하다. 그러나 홋카이도현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확실하다. 현지인들에 따르면 최근 골프만을 목적으로 아오모리현을 찾아오는 외국인들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6~9월에 방문한다면 적절한 기온과 완벽한 잔디 컨디션을 경험할 수 있다.

아오모리현은 니가타현, 홋카이도현과 함께 일본에서 손꼽히는 설국(雪國)이다. 겨울에 아오모리현을 방문하면 새하얀 풍경에 설렘을 느낄 수 있다. 눈이 많이 내리는 만큼 스키장 등 겨울 레저가 발달했다. 스키장의 인프라가 잘 정비돼 있으며, 자연설의 설질 역시 매우 뛰어나다.

여름에 골프장, 겨울에 스키장을 다녀왔다면 온천에서 몸을 풀어주는 것을 추천한다. 아오모리현은 화산이 많아 자연 온천이 산간 곳곳에 있다. 특히 눈 오는 날의 노천온천은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따듯하게 녹여준다.



l 사과, 해산물… 식도락의 성지

아오모리현은 다른 걸 제쳐두고 '먹기 위해' 갈만한 가치가 있다.

사과따기 체험장에서 가이드가 사과들을 설명해주고 있다.

아오모리 스타벅스에서 판매 중인 애플파이

아오모리에서 재배되는 여러 품종의 사과 중에서, 현지인들은 부사(후지)를 그중 제일로 친다. 부사를 입에 물고 처음 드는 생각은 '아! 달다'였다. 하지만 이 단맛은 입 안에서 은은하게 퍼지는 단맛이었다. 사과 특유의 신맛은 잘 느껴지지 않았다. 달지만 자극적이지 않아 한마디로 한 번에 쉬지 않고 계속 먹을 수 있는 맛이었다.

아오모리현에선 싱싱한 해산물을 즐길 수 있다. 특히 가리비가 유명한데,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며 해산물 특유의 비린 맛이 굉장히 적어 해산물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즐기기 좋다. '카이야끼미소'라는 향토음식으로도 요리되는데, 가리비 껍데기에 가리비와 계란, 일본식 된장을 넣고 끓인 음식이다. 담백한 맛에 속까지 따뜻해진다. 그 외에도 도미, 방어, 아귀 등이 주로 바다에서 잡히며 참치는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품질을 자랑한다.

아오모리의 생선으로 만든 스시와 노리마키

아오모리의 전골. 아오모리 남부는 쌀이 나지 않아 전골에 쌀 대신 전병을 넣는다.

아오모리의 해산물 식사. 도미와 방어, 참치와 가리비가 포함됐다.

아오모리의 정식. 왼쪽 맨 위가 카이야끼미소.

일본만의 감성과 함께 어딘가 모를 익숙함을 느낄 수 있는 아오모리현. 천혜의 자연과 더불어 휴양과 식도락으로도 손색없는 숨은 관광지다. 해외여행을 하고 싶지만 낯선 환경은 두려운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하는 안락한 지역이다.

현재 인천공항에서 아오모리공항까지 대한항공 직항편이 운영되고 있으며, 항공편 가격을 비교해 보고 도쿄나 센다이에서 신칸센을 타고 이동하는 방법도 추천한다.

<일본 아오모리현=고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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