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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제주를 디자인하다] (5)왕벚나무는 안전한가
제주 왕벚나무 가로수 병해충 감염… 우려가 현실로
이윤형 기자 yhlee@ihalla.com
입력 : 2019. 05.0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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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는 지난달 16일 조천읍 선교로 왕벚나무 가로수 구간에서 빗자루병에 걸린 가지를 제거하는 등 긴급 방제작업을 실시했다. 한라일보DB

도 전역 가로수
실태조사·지속 관리 나서야
수종 장·단점 파악
사전 조성단계부터 고민을


화사한 꽃과 자태로 봄을 수놓는 왕벚나무는 가로수는 물론 도시숲의 인기 수종으로 각광받고 있다. 수십 년 전부터 가로수 등으로 식재돼 지금은 곳곳에서 아름드리 경관을 보여주고 있다.

제주시 동지역에선 지난 1973년 5·16도로변 제주대 입구에서 견월악까지 구간에 왕벚나무 식재를 시작으로 1980년대엔 아연로와 오라남로 등지로 확대됐다. 읍면지역에선 지난 1967년에 신북로 신촌삼거리에서 대섬 입구 구간에 왕벚나무 68본을 식재한 것을 비롯 1980년대와 1990년대를 거치면서 집중적으로 식재됐다. 왕벚나무 가로수는 2000년대 들어선 이후에도 매년 꾸준히 조성되고 있다. 서귀포시 지역도 왕벚나무는 가로수의 주요 수종이다. 약 63㎞에 걸쳐 5000여 그루 넘게 식재돼 있다.

제주도는 앞으로도 제주 고유 특산종인 왕벚나무를 가로수는 물론 도시숲의 주요 수종으로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다. 여기에는 제주 자생종인 왕벚나무의 우수성을 대내외적으로 널리 알리자는 의미도 있다.

이처럼 왕벚나무는 가로수로 각광받으면서 매년 왕벚꽃축제가 개최되는 등 관광자원으로 거듭나고 있다. 왕벚나무의 관광자원화는 왕벚나무의 가치를 높이고 우수성을 알리는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된다.

그렇지만 가로수로서 왕벚나무의 집중적인 식재가 이뤄지는 가운데 병해충에 감염되거나 위협받는 사례도 나타난다.

벚나무 빗자루병에 감염된 왕벚나무. 한라일보DB

최근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에서 산굼부리 교차로로 이어지는 선교로 변에 심어진 왕벚나무 가로수에 벚나무 빗자루병이 발생하여 당국이 긴급 방제에 나섰다.<본보 4월 16일·17일자 5면>

이곳 도로변에는 지난 2006년 가로수로 식재된 왕벚나무 442본이 가로숲을 이루는 가운데 절반 정도에서 벚나무 빗자루병이 발생한 것이다. 곰팡이균이 병원체인 빗자루병의 완전 방제법은 아직 개발이 안 된 상태다. 지금으로선 병해충에 감염될 경우 병증 부위를 제거하는 것이 최선이다. 하지만 병든 나뭇가지를 3~4년 잘라내다보면 수형이 볼품이 없어지는 등 가로수로서의 가치가 떨어지게 된다. 결국에는 나무를 잘라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벚나무 빗자루병은 제때 방제하지 않고 방치하게 되면 가지가 말라죽고, 장기적으로는 나무가 고사하는 등 피해를 주게 된다. 사전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제주시는 이에따라 긴급 방제에 나서 감염된 나뭇가지를 잘라내는 한편 왕벚나무 가로수 전반에 대한 실태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가로수로 식재된 왕벚나무 병해충 감염 우려는 진작부터 제기됐다. 지난 2016년 제주시 주최로 열린 '왕벚나무 세계화 어떻게 할 것인가' 심포지엄에서도 한라산 자생지 왕벚나무를 제외하고 국내외에 가로수로 심은 대부분의 왕벚나무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는 접목 생산된 왕벚나무는 무병주 검사를 거치지 않아 바이러스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제주도는 지난 3월 27일 한라생태숲에 왕벚나무림을 조성하기 위해 천연기념물 제159호 봉개동 왕벚나무 자생지의 왕벚나무 동아를 이용해 배양한 묘목 5년생 600본을 1㏊ 면적에 식재했다. 사진=제주도 제공

왕벚나무가 병해충 위협에 취약한 요인은 또 있다. 전문가들은 가로수나 도시숲 조성시 한 가지 수종을 집중적으로 식재할 경우 병해충 감염과 확산 가능성은 그만큼 커진다고 지적한다. 이런 이유로 한 가지 수종을 많이 심는 것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있다. 단일 수종으로 이뤄진 왕벚나무 가로수의 경우엔 병해충 발생 가능성과 확산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가로수를 포함한 도시숲 조성시 단순림과 혼효림의 장·단점을 비교·검토해서 조성하고 그에따른 관리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수종별 특성을 고려하면서 단순림으로 할 것인지, 혹은 혼효림으로 가꿔나갈 것인지 조성단계에서부터 신중한 밑그림을 그려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로서는 왕벚나무 가로수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 등 예방관리책이 최선이다. 병해충 감염이 현실화되는 만큼 제주도 전역의 왕벚나무 가로수와 도시숲에 대한 전수·실태조사 등 점검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건강한 가로생태계를 유지해 나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가로수 등 도시숲 관리 체계가 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는지도 점검해야 할 부분이다. 현재 동 지역의 경우는 시 본청에서, 읍면지역은 일선 읍면이 담당하는 등 가로수 관리가 이원화로 운영되고 있다. 그렇다보니 일선 읍면에선 효율적인 인력 운용 등에 있어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병해충 감염 우려가 제기돼도 가로수 전반에 대한 행정력은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제주시는 최근 도시림 등의 조성·관리 기본계획 수립용역에 착수했다. 이번 용역은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거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10년마다 수립·시행해야 하는 법정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것이다. 시는 이번 용역을 통해 2019년부터 오는 2018년까지의 도시림 조성·관리계획을 수립하고, 가로수 DB전산화 등을 하게 된다.

과업의 주요내용으로는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도시림 등 조성·관리계획의 평가에 관한 사항과 ▷ 도시림 등의 시책의 기본 목표 및 추진방향 ▷ 도시림 등의 현황 및 전망, 정보망 구축·운영에 관한 사항 등이다. 또 ▷ 도시림 등의 재해 예방 및 복구에 관한 사항 ▷ 가로수의 지역별·노선별 수종 등 현황분석, 성별 영향에 관한 사항 ▷ 미세먼지 저감 및 폭염 완화에 관한 사항 등을 다루게 된다. 가로수와 도시숲의 현황과 실태를 진단하고, 장기적 안목에서 조성방향 등을 제시하게 되는 것이다.

이번 기본계획 수립은 병해충 위협뿐만 아니라 미세먼지 등과 같은 기후변화 요인 등 이전과는 달라진 여건 변화 등을 지역에 맞게 담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미래를 내다보는 도시숲 관련 정책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이윤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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