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플러스] 雪國 한라산… 환상의 눈꽃 산행

[휴플러스] 雪國 한라산… 환상의 눈꽃 산행
눈 가득 겨울 한라산의 매력 속으로
  • 입력 : 2019. 01.10(목) 20:00
  • 조흥준 기자 chj@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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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실코스로 내려오면 탁트인 제주도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윗세오름·눈꽃터널 구상나무 군락
백록담 정상서 내려보는 절경 운치


겨울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눈(雪)이다. 그중에서도 눈 덮힌 겨울산은 산악인이 아닌 일반인조차도 손에 꼽을 정도로 운치도 느낄 수 있다. 계절마다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제주지만 특히나 겨울철 한라산의 눈꽃 산행은 결코 놓칠 수 없는 여행 필수 코스 중 하나다. 새하얀 눈으로 가득한 겨울 설산의 모습은 보고 싶다고 해서 아무 때나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은 아니지만, 이번 주말 눈 가득 쌓인 설산을 기대하며 자신의 체력과 취향에 맞게 코스를 정하고 한라산 등반에 도전해 보는 것은 어떨까.



▷윗세오름 코스=윗세오름과 연결되는 대표적 탐방로는 어리목과 영실이다. 어리목탐방로는 탐방로 입구에서 어리목계곡을 지나 사제비·만세동산, 그리고 윗세오름에서 남벽분기점까지 총 6.8㎞로 편도 약 3시간 정도 걸린다. 한라산 등반 코스 중에서 특히 눈이 내렸을 때 경치가 가장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으로, 눈으로 덮인 어리목 계곡과 숲길을 걷고 있으면 말 그대로 겨울 왕국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질 수 있다. 주변 풍경으로는 만세동산에서 바라보는 경치도 제법 볼 만하다. 어리목코스로 등반하는 것도 좋지만, 반대로 어리목코스로 내려온다면 북쪽에 위치한 여러 오름은 물론 제주시와 바다 조망까지 시야에 잘 들어온다. 코스의 전체 난이도는 중간 정도로 사제비동산까지는 어느 정도 체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윗세오름대피소를 지나 남벽분기점까지는 비교적 평탄한 고산평원으로 주변 풍광을 마음껏 즐기며 완만한 산길을 여유롭게 걸을 수 있다. 어리목과 영실 코스는 한라산 정상까지 이어지진 않지만 남벽분기점에서는 깎아지른 수직절벽인 한라산 정상 남쪽의 화구벽과 세 개의 방애오름이 연이어 펼쳐져 있어 직접 한라산을 오르면서는 절대 볼 수 없는 색다른 느낌의 한라산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어리목 코스로 올라가면 볼 수 있는 한라산 겨울 풍경

영실탐방로는 안내소에서 휴게소, 병풍바위와 윗세오름을 거쳐 남벽 분기점까지 이어지는 코스로 총 5.8㎞로 편도로 약 3시간 정도 걸린다. 영실분화구 능선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평탄한 지형이라 평소 산을 즐기지 않는 일반인들도 많이 찾는 곳이다. 영실·어리목 코스의 백미는 역시 윗세오름이다. 크리스마스트리나무로 유명한 구상나무 군락의 절경은 겨울에 더 빛을 발한다. 눈이 가득 쌓인 눈꽃터널로 된 구상나무숲을 거닐고 있으면 세상의 모든 근심을 잊고,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겨울 한라산 산행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묘미다. 또 탐방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것이 영주십경 중 하나인 영실기암과 오백나한이다. 울긋불긋 단풍으로 물든 가을 경치도 훌륭하지만, 겨울에 보는 한라산의 단면을 보여주는 듯한 병풍바위와 각종 기암괴석은 이를 보는 등반객의 마음까지도 푹 빠지게 만든다.

어리목과 영실 탐방로는 왕복 5~6시간 정도로 일부 경사가 있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 완만한 지형으로 무난한 산행이 가능하다. 윗세오름을 기점으로 영실에서 출발해 어리목으로 내려오거나 아니면 그 반대로 코스를 잡아보는 것도 좋다.



▷백록담 코스=어리목과 영실, 돈내코 코스 등은 모두 윗세오름 대피소가 마지막으로, 한라산 등산로 중 백록담 정상까지 갈 수 있는 탐방로는 성판악과 관음사 두 곳이다. 동쪽코스인 성판악탐방로는 한라산 탐방로 중 9.6㎞로 한라산 탐방로 중에서도 가장 길며 시간은 편도로 4~5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성판악관리사무실에서 출발해 속밭대피소, 사라오름입구, 진달래밭대피소를 지나 정상까지는 대체로 경사가 완만해 비교적 어렵지 않게 오를 순 있지만 시간이 오래 소모되므로 체력 안배가 중요하다. 백록담 정상을 빼고는 대부분 숲길로, 탐방로 중간 산정호수와 한라산의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사라오름 전망대가 있다.

영실기암

북쪽코스인 관음사탐방로는 편도 5시간 내외로 거리는 8.7㎞이다. 관음사지구 야영장에서 출발해 탐라계곡과 개미등, 사각붕대피소를 지난다. 계곡이 깊고 산세 차이가 커서 숨이 차는 곳이 많지만, 대신 걷는 구간이 짧아 주로 하산 코스로 많이 이용한다. 웅장한 한라산의 모습을 몸으로 직접 체험해 보기에 적절한 코스다. 한라산 정상의 백록담 전경은 날씨가 좋아도 쉽게 볼 수 있지 않은 데다가 특히나 눈 쌓인 모습은 더더욱 보기 힘들다. 하지만 백록담의 모습과 한라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설산의 풍경은 새벽부터 일어나 부지런히 오른 노력을 상회하기에 충분하다.

윗세오름이나 한라산 정상이 아닌 좀 더 쉬운 코스를 찾는다면 왕복 한 시간 내외의 어승생악탐방로와 자동차로도 오를 수 있는 1100고지 습지도 눈 내린 겨울 풍광이 아름답고 무리 없이 오를 수 있는 곳이다.



<겨울산행 시 유의할 점>

겨울산행 시 준비해야 할 것들이 있다. 우선 내가 등반하려하는 탐방로·코스의 출입통제 여부와 시간을 잘 점검해야 한다. 탐방로마다 입산 제한시간이 있으며, 특히 눈이 많이 쌓이면 차량이나 입산 통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장비를 챙기는 것도 중요하다. 추위와 방한을 대비한 비상 옷은 물론 반드시 아이젠을 준비해야 한다. 따뜻한 물과 당 보충을 위한 비상식량도 챙겨야 한다. 이전과 달리 대피소에서 음식물을 팔지 않고, 일회용 도시락도 가져갈 수 없다. 무엇보다 길을 잃지 않도록 지정된 탐방로를 이용해야 하며 여러명이 함께 탐방하는 것이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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