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녀 생활 반영된 안거리-밖거리 세계문화유산 등재해야"

"해녀 생활 반영된 안거리-밖거리 세계문화유산 등재해야"
해녀정체성 '자유주의적 공동체 주의'로 정의
"안거리-밖거리 주거 해녀정체성 담은 물질문화"
  • 입력 : 2018. 11.30(금) 17:59
  • 채해원 기자 seawo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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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녀문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2주년 기념 학술대회'가 30일 제주아스타호텔에서 열렸다.

제주 고유의 주거방식인 '안거리-밖거리 주거'를 제주해녀의 독특한 생활양식과 가치관이 반영된 물질문화로 보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송원섭 제주학연구센터 연구원은 30일 제주아스타호텔에서 열린 '제주해녀문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2주년 기념 학술대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송 연구원은 이날 화산섬이라는 환경과 해녀의 관계속에 만들어진 해녀문화의 정체성을 '자유주의적 공동체주의'로 정의했다. '자유주의적 공동체주의'는 개인의 가치와 권리를 중요시하는 '자유주의'와 공동체를 우선시 하는 '공동체주의'가 융합된 개념으로, 해녀문화는 서로 경쟁하면서도 소속원에 대한 배려와 공존·상생의 가치가 녹아 있다고 해석했다.

 송 연구원은 자유주의에 뿌리둔 해녀문화로 물질 기량에 따라 상군·중군·하군으로 나눠지는 위계질서를 대표적으로 꼽았다. 또 많이 잡은 해녀가 적게 잡은 해녀 망사리에 수산물을 넣어주는 문화 등을 공동체주의에 기반한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송 연구원은 "안거리-밖거리 주거문화는 해녀의 정체성인 '자유주의적 공동체주의' 물질과 일맥상통한다"고 주장했다.

 송 연구원은 그 근거로 "부엌의 완전한 분리로 노부모와 기혼 자녀의 생활공간이 완전히 분리되는 생활상은 해녀를 기반으로 반농반어의 환경반경에 뿌리했다"며 "밭농사를 하는 노후한 어머니와 왕성하게 물질을 할 수 있는 딸 사이에 노동주기·취사주기에 차이가 발생했으며, 이를 스스로 취사를 하는 것으로 해결했다"며 자신의 능력에 기반해 삶을 꾸려가는 자유주의적 사상에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또 노부모가 은퇴할 시기에 기혼자녀와 주거공간인 안거리와 밖거리를 상호교환하는 관습은 자신의 능력만큼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가치·기혼자녀의 공간적 필요에 자발적으로 반응하는 것으로 공동체 이해에 합치한다고 해석했다.

 이에 따라 송 연구원은 제주도 안거리-밖거리 주거문화경관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로 등재해야 하며, 이를 위해 ▷핵심보전지역 지정 ▷안거리-밖거리 건축자산진흥구역 운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규철 건축도시공간연구소 부연구위원은 "안거리 밖거리만 주거환경을 해녀의 일상과 생활사에 연결해 잘 설명했다"며 "제주의 전통주거방식인 안거리-밖거리 주거환경을 해녀만의 주거형식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추가 연구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오상학 제주대학교 교수도 "해녀문화의 정체성을 고민한다는 것 중요하고, 이를 '자유주의적 공동체주의'로 규정한 것 긍정적"이라며 "안거리-밖거리 주거문화를 생애주의에 따른 생업활동 차이로 인해 생겨났다는 해석이 탁월했지만, 중산간 지역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여성의 경제권 등 다른 부분의 요인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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