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오전 제주공항 내 '뫼동산 인근' 1번 시굴지점에서 4·3희생자 유해발굴의 성공과 무탈한 현장 작업을 기원하기 위해 4·3영령들께 유해발굴의 시작을 알리는 개토제가 진행됐다. 강희만기자
제주국제공항에 암매장된 4·3행방불명 희생자들의 유해를 발굴하기 위한 개토제가 진행됐다.
제주4·3평화재단은 4·3희생자 유해발굴의 성공과 무탈한 현장 작업을 기원하기 위해 10일 오전 10시 제주공항에서 개토제를 개최했다. 유해발굴의 시작을 4·3영령들께 알리는 제례인 개토제는 공항 내 '뫼동산 인근' 1번 시굴지점에서 개최됐다.
행사에는 4·3유족회, 4·3평화재단, 4·3유해발굴 자문위원, 4·3실무위원회, 4·3중앙위원, 4·3연구소, 4·3도민연대, 제주도고고학연구소, 행안부 과거사지원단 등 150여명이 함께 참석했다. 8년여 만에 다시 재개되는 발굴은 지난 2007~ 2009년 제주국제공항 내에서 388구의 유해를 발굴했는데도 제주북부예비검속 희생자가 확인되지 않는 등 여전히 유해가 더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추진되고 있다.
이를 위해 제주도는 지난해 12월 '제주국제공항 내 유해발굴 예정지 긴급조사용역'을 실시해 동서활주로와 남북활주로 주변 5개 지점에 대한 발굴조사 필요성을 확인했다. 이후 2018년 2월 8일 제주도와 4·3평화재단 간 업무대행 협약을 통해 재단에서 발굴작업을 주관 중이다.
더불어 지난 7월 4일에는 제주도, 4·3평화재단, 국토교통부 제주지방항공청,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 4개 기관이 업무협약을 맺어 공항 내 유해발굴과 관련해 공항 내 인력 및 장비 출입 협력, 현장 발굴 협력, 보안관리 규정 준수 등 유해발굴 사업에 상호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제주공항 활주로 주변 암매장 추정지 조사와 올해 4월 지반탐사를 함께하기도 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개토제에서 주제사를 통해 "제주도정은 4·3희생자 최후의 유해까지 가족 품에 안겨드려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유해 발굴을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유해발굴은 억울하게 희생된 4·3영령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4·3을 대한민국의 당당한 역사로 복원하고, 후대들이 4·3을 기억하게 하는 매우 소중한 일"이라며 "4·3 70주년을 맞아 재개되는 유해 발굴이 4·3영령과 유족의 한을 풀고,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한 새로운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개토제를 시작으로 본격 추진될 예정인 발굴은 11월쯤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도는 제주공항 활주로 외에도 4개소(공항 남쪽 외부, 조천읍 선흘리, 조천읍 북촌리, 대정읍 구억리)를 더 발굴할 예정이다.
한편 4·3행방불명 유해발굴은 2006년부터 2010년까지 3단계 사업이 추진됐으며, 현재까지 총 400구를 발굴하고 92구의 신원을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