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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문 제주교육감 당선인이 걸어온 길..
잔정 많던 문학소년 제주 교육의 기틀 새로 놓았다
오은지 기자 ejoh@ihalla.com
입력 : 2018. 06.14.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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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문 제주도교육감 당선인이 선거운동중인 지난 2일 제주시 민속오일시장에서 유권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강희만기자

‘웃지 않는다·소통 안한다·사람 못챙긴다’ 인상
첫 진보교육감·첫 진보교육의원으로 변화 추구

“고교 무상교육·고교체제 개편·연합고사 폐지”

지난 교육감 재임 4년,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 일하던 고군분투의 연속선상에서 이석문 당선인에게는 '웃지 않는다. 소통 안한다. 불통이다. 사람 못 챙긴다'는 말이 따라붙었다. 그는 말한다. "아이들이 웃지 못하는 데, 제가 웃을 수 있겠습니까. 아이들이 아프고 힘들어하는 데, 원칙을 깨면서까지 그 아이들을 포기하는 게 맞습니까"라고. 이제 그는 새로운 4년을 시작하며 "아이 한 명, 한 명이 존중받는 제주교육을 실현하겠다"고 호언한다. 8년전 첫 진보 교육의원, 4년 전 첫 진보교육감으로 새로운 변화를 추구해왔던 그는 지금 '우리 교육감'을 표방하며 도민들과 함께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제주교육의 미래를 꿈꾸고 있다.

▶삼국지를 너무 좋아했던 문학소년=현재 도남동에 살지만 당선인의 인생 대부분은 제주시 용담동에 스며들어 있다. 용담동에서 나고 자란 '용담토박이'인 당선인은 유년과 학창시절, 신혼살림을 용담에서 시작했다.

이 당선인은 공부보다 책 읽는 것을 더 좋아했던 문학소년이었다. 초등학교 시절 수업보다 책 읽는 것을 더 좋아했다. 삼국지를 너무 좋아하다보니 공부에 소홀할 것을 걱정한 어머니가 삼국지를 모두 태운 일화도 있다. 이 경험은 지금의 교육 정책으로 고스란히 반영됐다. 독서 교육의 중요성을 매우 강조하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는 핵심 토대를 '독서교육'으로 여긴다. '한권의 책, 생각 나누기' 공약은 어린 시절 경험에서 비롯됐다.

어릴 때부터 사실상 가장의 역할을 도맡았던 당선인은 동생들에게 한없이 자상하고, 잔정이 많다. 하지만 가족 내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는 원칙에 따라 단호하고 확고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교육감 재임 시절, 주위에서 후보에 대해 '잘 웃지 않는다' '딱딱하다' '강하다'라는 평가가 자주 나왔다. 어릴 때부터 집안의 큰 어른 역할을 한 당선인은 자신의 감정을 잘 드러내는 타입이 아니다. 가슴 속에는 아무리 따뜻한 감성이 많아도 과거 고단한 삶의 흔적이 영향을 미친 때문인지, 마음을 그대로 표현하는 데 다소 서툴다. 그래서 그를 잘 아는 지인들은 세간의 평가에 대해 "마음을 그대로 표현하는 '기술'이 모자라 생긴 오해"라며 그를 격려한다.

이 당선인은 제주서초와 제주제일중, 오현고를 나왔으며 제주대 영어교육과를 졸업했다. 아내 송여옥씨와의 연은 대학 시절 소개팅에서 시작됐다. 둘은 7년 연애 끝에 결혼하고 슬하에 아들 둘이 있다.

지난 2014년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출마해 제15대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으로 당선 직후 모습.

▶인생의 전환 전교조 활동… 미래 제주교육 청사진을 그리다=연합고사를 폐지한 고입제도 개선과 고교체제개편의 정책 철학은 당선인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 활동 시기에 싹텄다. 전교조 지부장 시절부터 "대입보다 어려운 고입을 해결하지 않고는 제주교육은 미래로 나아갈 수 없다"고 늘 말해왔다.

1985년 여수 여천중을 시작으로 교사의 길을 걷기 시작한 그는 오현고 재직 시절인 1989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활동으로 해직되면서 인생의 큰 격랑에 부딪힌다. 해직 후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학원 강사도 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을 교단에서 떠나게 했던 전교조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전교조 활동을 통해 제주교육이 풀어야 할 시급한 현안을 확인하고 이때부터 미래 제주교육의 청사진을 그리기 시작한다. 1994년 세화중 교사로 복직한 이 당선인은 2000년 전교조 제주지부장에 선출된다.

젊은시절 당선인의 모습.

지난 2004년 제정된 '제주도 친환경 우리농산물 학교급식 사용에 관한 지원 조례' 제정 운동을 벌였다. 당시 '친환경 우리농산물 학교급식 제주연대' 상임대표로서 주민발의에 나섰다. '친환경 급식 전도사'로 본격 이름을 알려진 것도 이때부터다.

4·3유족인 당선인은 스스로 '4·3'을 '운명'이라고 말한다. 4·3교육 만이 아니라 4·3 진상규명 운동에도 힘을 쏟은 그는 2014년 교육감에 취임한 뒤 바로 '4·3평화인권교육'을 추진했다. 올해 4·3 70주년을 기점으로 '4·3의 내면화, 4·3의 전국화, 4·3의 세계화'의 실현을 위해 4·3평화인권교육의 확산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젊은시절 당선인과 아내 송여옥씨 모습.

▶첫 진보 교육의원·교육감=평교사와 전교조 지부장 등을 겪으며 제주교육의 변화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당선인은 2010년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교육의원 선거에 나선다. 교육의원 직선제가 실시된 이후 제주에서는 처음으로 진보계열의 교육자가 후보로 나서며 이목을 끌었다. 주위의 비관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당선돼 '제9대 제주도의회 교육의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당선인은 교육의원 당시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교육공무직원의 채용 및 관리 조례안', '제주특별자치도 농어촌지역 학교 초·중·고생 교통비 지원 조례 전부개정조례안', '제주특별자치도 학생의 정신건강증진에 관한 조례안' '다자녀 학생 교육비 지원에 관한 조례안' '4·3평화교육 활성화 조례' 등의 다양하고 굵직한 조례 제정 실적을 남겼다.

특히 '작은학교 살리기'에 열정을 쏟았다. 교육청의 작은 학교 통폐합 조치에 맞서 각 읍면지역을 돌며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 통폐합을 막아냈다.

교육의원을 하며 현실의 한계를 마주한 당선인은 2014년 지방선거에 교육감 후보로 출마한다. 다자구도로 펼쳐진 선거에서 유일한 '진보 성향'으로 분류됐던 당선인은 제주지역 첫 '진보 교육감' 타이틀을 얻는다.

제15대 제주도교육감 재임 시절, 전국 최초 고교 무상교육과 다자녀 가정 모든 자녀에 대한 모든 공교육비 지원, 고교체제 개편과 연합고사 폐지, 제주형 혁신학교 '다혼디배움학교', 도세 전출 비율금 상향, 4·3평화인권교육, 읍면고 최고 진학 성과, 교육감 관사 문화공간 '놀래올래'로 전환 등을 이뤄냈다.

이제 새로운 4년을 시작한다.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이 시즌 1이었다면, 시즌 2에서는 '아이 한 명, 한 명이 존중받는 제주교육'을 실현한다는 것이 그의 포부다.

"제주를 '교육복지특별도'로 만들고, 4차 산업혁명 등 미래 변화에 대비해 제주 공교육을 국제 학교 수준으로 끌어 올리겠다"는 그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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