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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플러스] 반딧불이와 청수 곶자왈
작은 숲 우주의 반딧불이 군무, 추억을 소환하다
백금탁 기자 haru@ihalla.com
입력 : 2018. 06.07. 2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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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이가 날아다니는 모습. 한라일보DB

40일간 오후 8~9시 30분 하루 입장객 900명 제한
문명시대 버티는 힐링
주민 공연과 압화체험도


'불란지야, 곶을 밝혀라(반딧불이야, 숲을 밝혀라).'

문명을 벗어난 제주 숲, 곶자왈에 어둠이 내려앉으면 그 곳에 또다른 작은 우주가 만들어진다. 밤하늘에 떠도는 별들처럼, 깜깜한 숲 속에는 노란 불빛을 발하는 반딧불이의 군무가 마치 우주여행을 나온듯 신비감을 더한다. 제주도 서쪽에 자리잡은 '별이 흐르는 마을' 한경면의 청수 곶자왈. 이 곳에서 앞으로 40일간 '2018 청수 곶자왈 반딧불이 축제'가 열린다. 지난해 첫 행사에 이어 올해 두번째다.

반딧불이는 우리에게 친숙한 노래인 '개똥벌레'로도 잘 알려져 있다. 제주에서는 '도채비불(도깨비불)'이나 '불란지'라고 불린다. 그러나 요즘은 환경오염이며 갖가지 소음으로 반딧불이는 더욱 깊은 숲으로 숨어들어가고 만다. 그래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곤충이 되고 말았다. 추억에서 멀어지듯 말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제주에는 운문산 반딧불이의 국내 최대 서식지인 청수 곶자왈이 있다. 청수리는 '맑은 물의 마을'이라는 의미다. 각종 개발사업에 마을목장을 팔아버리는 다른 마을과 달리 청수리 마을 사람들은 곶자왈을 잘 보전하고 있다. 이러한 곳에서 빛의 향연이 펼쳐진다. 문명의 빛에 시달리던 현대인들에게 작은 자연의 빛의 소중함을 알려주는 행사다.

반딧불이 축제가 열리는 청수곶자왈. 한라일보DB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반딧불이'에서 이렇게 기술한다.

"반딧불이의 빛은 실제로는 그리 선명한 것이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내가 그저 그렇게 믿고 있었을 뿐인지도 모르나, 혹은 그때 나를 둘러싸고 있던 어둠이 너무 깊었던 탓인지도 모른다. 나는 잘 떠올릴 수가 없었다. 마지막으로 반딧불이를 본 게 언제였는지도 떠올릴 수 없었다"라고.

문명사회에 살고 있는 현대인의 삶이 반영된 대목이다. 각박한 도시생활에서 사람들은 어릴적 반딧불이를 잡고 놀던 그리운 유년을 기억한다. 그런 동화같은 기억들이 팍팍한 도시민의 삶을 지탱하는 힘인지도 모르겠다.

반딧불이는 매우 예민하다. 큰소리를 내거나 사진 촬영, 그리고 플래시 사용도 허락하지 않는다. 잡아서도 안된다.

탐방은 대략 1시간 소요되며 오후 8시부터 9시30분까지 15분 간격으로 이뤄진다. 하루 입장객은 900명으로 제한한다.

입장권은 현장에서 당일 오후 2시부터 살 수 있다. 입장료는 1만원이며 중학생까지 소인은 5000원에 구매 가능하다.

각종 체험행사도 있다. 돌에 풍란이나 이끼 등을 붙이는 석부작 체험부터 청수 곶자왈에 있는 각종 야생화를 압축해 말려 공예품을 만드는 압화 체험, 그리고 참나무에 표고버섯 종균을 심는 체험도 있다. 또한 야간 반딧불이 관찰 이전에 청수 곶자왈 탐방로 2.5㎞를 해설사와 함께 걷는 곶자왈 탐방도 색다른 묘미를 준다. 여기에 행사기간 중인 7월 7일에는 제주관광공사가 생태관광 테마파티인 '에코파티'를 연다.

지역주민이 함께하는 우쿨렐레 공연과 반딧불이 체험, 반딧불이 팝업북 만들기 등 각종 체험행사도 즐비하다.

불빛을 드러냈다 감췄다를 반복하며 아름다운 섬광을 비추는 운문산반딧불이. 원시림의 숲에서 하나둘 피어나는 노란 야생화처럼 밤하늘에 피어나는 모습은 그야말로 동화 속 세상으로 탐방객을 인도하기에 충분하다. 작은 불빛들이 주는 황홀함은 문명시대를 버틸 수 있는 삶의 '힐링'이며 '충전' 요소다.

문의 한경면 청수리 빛센터. 제주시 한경면 연명로 348. 064)772-1303.

반딧불이와 청수 곶자왈

반딧불이는 흔히 '개똥벌레'로 알려진 곤충으로 대표적인 환경지표종이다. 국내에서 확인된 반딧불이는 운문산반딧불이, 애반딧불이, 늦반딧불이, 파파리반딧불이 등 4종. 이 가운데 운문산반딧불이는 경북 청도군 운문산에서 처음 보고돼 이름이 지어졌다. 크기가 8∼10㎜인 운문산반딧불이는 유충기를 땅속에서 지내고 나서 성충이 되면 6월 초부터 7월 말까지 활동한다. 특히 짝짓기가 이뤄지는 6월 중순 가장 활동이 활발하다.

청수곶자왈은 개가시나무와 녹나무가 군락을 이루는 생태계의 보고다. '곶자왈'은 화산에서 분출한 용암이 크고 작은 바위 덩어리를 이뤄 쌓여 있는 지역으로 빗물이 지하로 흘러드는 지하수의 원천이다. 북방한계 식물과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는 독특한 숲으로 제주 생태계의 허파로 불린다. '곶자왈'은 숲을 뜻하는 '곶'과 수풀이 우거진 '자왈'을 결합한 제주 고유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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