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보행자 우선도로인데… 정작 보행자는 ‘아슬아슬’

[현장] 보행자 우선도로인데… 정작 보행자는 ‘아슬아슬’
제원APT 지역 보행자 우선도로 빽빽이 주차
“불법 주정차 단속 구역 아니라 단속 어려워”
일부 구간 가로등 없어… 밤이면 ‘깜깜’ 불편
  • 입력 : 2025. 11.26(수) 15:25  수정 : 2025. 11. 26(수) 15:56
  • 양유리 기자 glassy38@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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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제주시 신광로4길 보행자 우선도로. 주차된 차량과 통행하는 차량들로 보행자가 다니기 불편한 모습이다. 양유리기자

[한라일보] 제주의 보행자 우선도로가 도로를 메운 주정차 차량들로 인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6일 오전 제주시 신광로4길에 위치한 보행자 우선도로는 양옆으로 차량들이 빽빽이 주차돼 있었다. 인근에는 상가와 음식점이 많아 배달 오토바이와 차량이 수시로 통행하고 정차했다. 때마다 시민들은 주차된 차량들 사이로 몸을 숨겨 차량을 피해야만 했다.

국내외 관광객들이 몰리는 제원아파트 지역은 주차공간이 부족해 갓길 주차가 일상화된 곳이다. 이 때문에 일부 구간이 보행자 우선도로로 지정됐음에도 시민들은 잘 체감하지 못하는 눈치다.

제원아파트 보행자 우선도로 인근에서 근무하는 고금순(68)씨는 “바로 한 블록 뒤가 주정차 단속 구역이다 보니까 차들이 다 여기(보행자 우선도로)로 몰린다”며 “주차된 차가 많아서 그런지 차들이 쌩쌩 빠르게 달리진 않지만 걷기 편한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바로 인근에 위치한 제원2길과 제원4길 보행자 우선도로는 도로 폭이 상대적으로 좁아 차량들이 한 줄로만 주차된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곳은 가로등이 없어 저녁 시간이면 앞이 깜깜해 잘 보이지 않았다. 아파트 건물 벽면에 작게 설치된 조명빛에만 의지해야 했고, 일부 시민들은 휴대폰 플래시를 켠 상태로 길을 통행했다.

26일 오전 제주시 신광로4길 보행자 우선도로. 주차된 차량과 통행하는 차량들로 보행자가 다니기 불편한 모습이다. 양유리기자

지난 17일 오후 제주시 제원2길 보행자 우선도로. 도로에 가로등이 설치되지 않아 어두워 통행이 불편하다. 양유리기자

제주도는 지난해 1월 총 사업비 3억원을 투입해 제원아파트와 한림여자중학교 일대를 보행자 우선도로로 지정했다. 제원아파트 보행자우선도로는 신광로4길과 제원2길, 제원4길 등 총 1130m 구간, 한림여중 보행자우선도로는 문교길, 한림남2길 등 총 302m 구간 등이다.

보행자 우선도로는 보행자의 통행이 차량 통행에 우선하도록 지정한 도로를 말한다. 차량이 보행자 옆을 지나가는 경우 안전한 거리를 두고 서행하거나 일시정지하는 등 보행자가 안전하게 통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만 보행자 우선도로라도 주정차 단속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으면 차량 단속 의무는 없는 실정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보행자 우선도로 지정 후 주차된 차량들이 많아 단속 실시를 두고 주민들과 논의했지만 반발이 심해 추진하지는 못했다”라며 “불법주정차 단속구역으로 지정된 것도 아니라 단속은 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보행자 우선도로인 만큼 이곳에서 사고가 날 경우 운전자 과실이 더 크게 매겨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제원2길 조명과 관련한 민원이 접수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저녁시간에 방문해 현장 확인 후 가로등 또는 태양광 조명 설치 여부를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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