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일하고 배우며 머무는 섬으로] (1)제주, 워케이션 리더로

[제주, 일하고 배우며 머무는 섬으로] (1)제주, 워케이션 리더로
단순 체류 관광 넘어 기업 유치·생활인구 유입으로
2022년 시범 운영 이래 국내 워케이션 최적지로 인기
행정 주도형 아닌 민간 중심의 자발적 생태계 뒷받침
부서별 워케이션 사업 협업 통해 시너지 극대화 필요
  • 입력 : 2025. 11.24(월) 17:30  수정 : 2025. 11. 24(월) 17:51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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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케이션 참가자들이 탁 트인 제주 풍광을 배경으로 여가 프로그램을 줄기고 있다.제주도 제공

[한라일보] 제주는 자연 경관 등을 경쟁력으로 국내 '한 달 살기' 선호 지역으로 꼽힌다. 제주도에서는 일과 휴식, 배움 여행 등으로 생활인구 유입을 늘리고 기업 유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사업을 확대해 왔다. 제주 지역 워케이션(일+휴식), 런케이션(배움+휴식), 농케이션(농촌+워케이션) 활성화 사업을 3회에 걸쳐 짚는다.

"노트북 하나 들고 떠난 제주에서 4박 5일 동안 완전 힐링했어요. 삶의 속도를 잠시 바꾸고 싶다면 꼭 한번은 경험해보시길." "단순히 일하면서 제주에 머무는 경험이 아니라 일도 잘 되고 마음도 편안해지는 시간이었어요. 비슷한 조건에서 워케이션을 고민하는 분들께 확실히 추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일도 행복하게 할 수 있구나를 깨닫는 워케이션이었습니다." '제주워케이션' 홈페이지에 올라온 이용자 후기 중 일부다.

 업무 공간 제공 넘어 지역과 기업 상생 목표 제시

 제주도의 '제주워케이션'은 기업 유치와 중장기적 생활인구 유입, 지역 경제 선순환을 연계한 전략적 체류 정책을 지향하고 있다. '자연에서 잘 일하고 잘 쉬는 법'을 내걸고 2026년까지 동반 인구를 포함해 10만 명의 워케이션 인구를 목표로 설정했다. 제주도는 생활인구에 대해 "특정 지역에 거주하거나 체류하면서 생활을 영위하는 사람"으로 "주민등록법에 따른 거주자 외에 통근, 통학, 관광, 휴양, 업무 등을 목적으로 체류하는 사람을 포함한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민간형 워케이션 오피스 중 한 곳인 세화질그랭이센터. 제주도 제공

오는 28일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에 문을 여는 공공형 오피스 3호. 제주도 제공

 제주는 산과 바다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자연 친화적인 지역으로 2022년 시범 운영 이래 '워케이션 최적지'로 성장해 왔다. 실제 2023년 11월 대한상공회의소가 직장인 1100여 명에게 17개 시도 중 워케이션 선호 지역을 물었더니 제주(31.8%)를 가장 많이 택했다. 2위(19.5%)와는 12%p 이상 차이가 났다. 워케이션 선호 형태 조사에서는 휴양형(74.9%)이 단연 앞섰다.

 제주도는 업무 공간 제공만이 아니라 지역과 기업이 상생하는 혁신적 정책 모델로 차별화된 운영 전략과 실질적인 성과를 인정받으며 올해까지 2년 연속 국가서비스 대상 워케이션 부문을 수상했다. 국가서비스대상은 산업정책연구원 주관,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벤처기업부 등 후원으로 정책의 혁신성과 지속 가능성, 사회적 파급 효과 등을 종합 평가해 시상한다.

 제주워케이션은 크게 공공형과 민간형으로 나뉜다. 제주는 행정 주도형보다는 민간 중심의 자발적 생태계 조성 구조로 오피스 다수가 자생적으로 설립됐고 민간이 보유한 공간과 콘텐츠를 적극 활용하는 점이 특징이다.

 공공형 워케이션 대상은 투자 협약 체결 기업, 제주 이전·투자 관심 기업, 분산 오피스 설치 관심 기업 등에 더해 공공기관 등으로 넓혔다. 지금까지 조성된 공공형 거점 공간(아일랜드 워크랩)은 제주시 원도심, 서귀포혁신도시 2곳에 자리했다. 제주시 원도심 오피스는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곳으로 제주공항과 10분 거리에 있다. 서귀포혁신도시 오피스는 바다와 한라산, 범섬까지 펼쳐지는 풍광을 앞에 두고 일과 휴식을 병행할 수 있도록 꾸몄다.

 오는 28일엔 글로벌 특화 취지 함덕에 공공오피스 3호

 제주 공공형 워케이션의 경쟁력 있는 프로그램은 '제주형 환경·사회·지배 구조(ESG) 인센티브 제도'다. 동원F&B(주), 한국동서발전(주) 등 여러 기업이 제주 체류 기간에 봉사 활동과 쓰담달리기(플로깅)와 같은 ESG 실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 기업의 사회적 가치 실현과 공공성 확보 측면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이달 28일에는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에 공공형 워케이션 오피스 3호가 문을 연다. 함덕 오피스는 제주 동부 워케이션 네트워크의 중심지이자 글로벌 워케이션 조성 사업과 연계해 이를 실현할 출발점으로 꾸려질 예정이다. 내달 중순에는 이곳을 중심으로 유럽권에서 참여하는 '글로벌디지털노마드 워케이션' 시범 사업이 진행된다. '글로벌 워케이션 허브 육성'은 이재명 정부의 제주 지역 국정과제 중 하나다.

글로벌디지털노마드 워케이션 감귤 농장 체험. 제주도 제공

 민간형 워케이션 오피스는 현재 15곳이 있다. 공공기관 등을 제외한 도외 기업, 도외 기업 재직자, 개인 사업자, 프리랜서 등이 대상이다. 제주도와 협력한 민간형 오피스의 이용자에겐 숙박, 항공, 여가 등 바우처를 지원해 왔다. 올해는 기존 일반형 외에 기업 단위 맞춤형 워케이션과 숙박,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프로젝트형 바우처 지원 사업을 새롭게 도입했다.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워케이션 참여율은 공공형 35%, 민간형 65%로 나타났다. 이용자들의 기업 분포율은 미디어·광고·마케팅 18%, 콘텐츠·예술 16%, 커머스 14%, AI 딥테크·블록체인 13%, 제조·하드웨어 12% 등으로 조사됐다. 이용자 연령은 30대가 49.4%로 가장 많았고 20대 28.0%, 40대 16.9% 순이었다. 재이용 여부에 대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99.1%가 "참여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제주도 부서별로 각각 진행 중인 워케이션 사업들이 체계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방안 마련은 과제로 제기된다. 기업 투자, 인구 정책, 관광 등 부서별로 흩어진 워케이션 사업을 하나의 협업 체계로 묶어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와 관련 제주도는 지난 8월 '워(런)케이션 워킹그룹'을 출범시켰다. 17개 부서·기관이 함께하는 워킹그룹에서는 워(런)케이션 추진 상황을 공유하고 국내외 홍보 전략을 도출할 계획이다. 제주만의 차별화된 모델을 만들기 위한 온라인 통합 플랫폼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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