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수정의 목요담론] 문화의 달 10월에는

[오수정의 목요담론] 문화의 달 10월에는
  • 입력 : 2025. 10.02(목) 01:00
  • 김미림 기자 kimmirim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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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벌써 10월이다. 달력은 가을이 오고 있음을 알린 지 오래다. 가을의 시작을 알린다는 입추와 더위가 그친다는 처서를 지나 새벽이슬을 볼 수 있는 백로, 밤낮의 길이가 같은 추분까지 이미 가을로 훅 들어와 있다. 그사이 축제와 문화 행사들이 가을바람을 타고 진행되고 있다. 올가을에 선보이는 축제만 해도 20개가 넘는다.

특히 10월은 문화의 달이라 그런지 탐라문화제를 비롯해 연중 가장 많은 축제가 개최된다. 서귀포시에는 2025년 문화의 달 행사로 분주하다. 원도심의 시간을 품고 있는 산지천에도 지난 9월부터 축제 부스들이 설치되기를 반복하고 있다.

우린 자연스럽게 10월은 '문화가 있는 날', '문화의 달'로 인식됐다. 왜 10월일까? 1970년대 들어 경제성장과 함께 문화예술에 대한 사회적·경제적 가치가 점점 높아지고 있었다. 또한 창작과 향유 환경을 뒷받침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도 요구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1972년 문화예술과 향유에 대한 지원체계를 담은 '문화예술진흥법'이 처음으로 제정됐고, 그 안에 10월 20일, 문화의 날이 반영된다. 이후 10월을 중심으로 각종 축제와 문화 행사들이 집중되자 2014년 '문화기본법' 제정될 때 문화의 달을 명문화시켰다.

역사적 배경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10월 상달에는 예로부터 추수가 끝나고 각종 제천 행사들을 진행했다. 제천 행사는 하늘을 숭배하고 제사하는 의식을 의미한다. 부여의 영고, 고구려의 동맹, 동예의 무천, 삼한의 시월제 등 고대국가에서 풍요에 대한 감사로서 진행됐던 계절제나 추수감사제 등이 그렇다.

이러한 행사는 농경과 정착 생활이 본격화되면서 공동체 질서 속에서 등장했다. 신앙에 대한 집단의식과 함께 축제 성격도 띄었다. 이는 지역 주민들이 함께 모여 전통을 계승하고, 음식을 나누며 안녕을 기원하는 자리로 공동체 의식과 소속감을 높여줬다. 예전부터 10월은 역사적, 시대적 요구에 따라 문화의식을 공유하고 누리는 데 좋은 시기가 되어왔다. 그에 따라 파급되는 효과도 커져갔다.

문화행사와 축제는 단순히 볼거리나 먹거리를 제공하는 것, 그 이상으로 지역 주민들 간 정체성을 드러내 주고 유대감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행사 기간 중 관광객의 유입은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제천의식과 같은 전통 의식이나 토속 공예품, 향토 음식 등 민족문화에서 사라질 뻔한 요소를 문화 콘텐츠로 부활하여 젊은 세대들과 소통하는 창구가 되기도 한다. 또한 지역 문화 인프라를 개선하고 문화를 향유 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는 데도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문화의 달, 10월은 지역의 정체성을 그려내고, 풍요감을 높이고, 문화를 누리는데 유의미한 성과가 있다. 이런 가을을 최대한 활용하는 모습, 관광산업이 주가 되는 제주에서 중요한 정책이 될 수밖에 없다. <오수 정 제주여성가족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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