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일의 월요논단] 문화유산의 인식전환

[김태일의 월요논단] 문화유산의 인식전환
  • 입력 : 2025. 12.01(월) 03:30
  • 고성현 기자 kss0817@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한라일보] 최근 지역언론으로부터 한 통의 자문 요청 전화를 받았다. 내용의 요지는 화북 소재의 도 지정문화유산에 대한 유지관리와 활용에 대한 것이었다. 덧붙여 관리주체인 행정과 소유주체인 소유주간의 의견충돌이 있다는 내용도 전해 들었다. 자문을 하며 여전히 문화유산에 대한 시대의 변화가 현장에서는 잘 반영되지 못하고, 이해관계에 따라 인식 차이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화유산에 대한 시대의 변화는 가장 먼저 명칭과 법 개정에서 찾을 수 있다. 사실 과거 문화재 지정에 대한 강한 반발이 적지 않았으나 최근 인식변화와 함께 문화재법이 국가유산기본법으로 개정되면서 국제기준의 정합성과 시대변화와 미래가치를 담으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국가유산법의 목적은 다음 3가지로, ▷국가유산 정책의 기본적인 사항 ▷국가유산 보존·관리 및 활용에 대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 규정 ▷국가유산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창조적으로 계승해 국민의 문화향유를 통한 삶의 질 향상에 초점을 두고 있다. 과거 문화재법이나 정책은 정책과 책임규정, 그리고 문화향유는 있으나 보전에 따른 실질적인 활용의 가치를 공유하기 위한 과정과 정책으로 원형보전주의에 기초한 국가유산, 특히 근대유산의 지정과 관리에 비중을 두고 있다. 이는 유산의 문화적 역사적 가치 보존에 걸림돌이 되고 있고 가치향유를 통한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국가유산법의 개정과 아울러 근현대문화유산법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이 법의 목적은 근현대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보존 및 활용함으로써 국민의 문화적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하고 미래세대의 문화 창달 및 인류문화의 발전에 두고 있는데 유산으로서의 중요한 가치부분을 원형보전하면서 활용을 통해 유산의 가치를 향유하게 하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법과 제도의 틀에서 변화되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여전히 문화유산을 바라보는 인식에 적지 않은 차이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화북 소재 도지정 문화유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행정입장에서는 원형보존의 가치를 견지해야 하고 소유주 입장에서는 내구성 있는 유사한 지붕재료의 개선과 내부공간의 활용가치에 중심을 둘 수밖에 없어 서로 상충적인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다. 이때 문화유산위원회는 보존가치와 활용가치의 균형을 유지해 주는 것이 중요한 역할이다. 가능한 한 원형보존의 가치와 절차를 중시하는 행정의 입장과 재료의 개선과 공간활용의 가치를 찾으려는 소유주의 입장을 파악해서 대응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보존이라는 공통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는 만큼 활용가치의 틀에서 재료의 선정이나 공간사용의 방식 등에 있어 협의와 조정의 과정을 좀 더 견지했으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문화재가 재화(財貨)적 관점에서 유산(遺産)적 관점으로 전환되고 있는 만큼 지속성을 갖도록 문화유산의 활용 가치를 높이기 위한 현실적인 대응방안의 검토도 필요하다. <김태일 제주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8293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