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제주유일의 고교 야구팀인 제주고가 호흡을 가다듬고 있다. 올 시즌 부진의 늪에서 고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전력을 다져나가기 위해서다.
제주고는 오는 28일부터 서울 목동야구장과 신월야구공원 야구장에서 열리는 제80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에 출격한다. 제주고의 1회전 상대는 얄궂게도 주말리그 같은 권역의 후반기 우승 팀인 대구상원고다. 올해 세 차례 대결에서 모두 완패했다. 올 시즌 전국 대회에서 1승을 거두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제주고의 입장에서 난감할 수밖에 없다. 이미 상대의 전력을 다 꿰고 있는만큼 어려운 승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제주고의 올 시즌 성적표는 3승 10패. 3승은 클럽팀인 대구북구SC를 상대로 거둔 승리다. 객관적인 전력상 제주고는 주말리그 권역(경상권B)에서 순위를 끌어올리기란 역부족이다. 권역 내 대구상원고, 경북고, 대구고 등 전통의 명문팀들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호각지세다. 그 틈바구니에서 제주고가 승리를 쟁취하는 건 무리다. 부산권역에 포함됐던 지난해까지 5~6승씩을 올렸지만 올해는 상대팀들의 실력과 더불어 제주고의 전력 약화가 발목을 잡고 있다.
그나마 타격에서 3학년 김지혁이 타율 0.357, 홈런 2개, 타점 10개를, 2학년 윤열음이 주말리그 12경기에서 타율 0.432에 팀내 최다안타 16개, 타점 9개로 알토란 같은 성적을 내고 있다. 마운드에서는 2학년 좌완 김대승이 26.2이닝 방어율 4.00을 기록하며 팀을 이끌어나가고 있다. 이를 뒷받침할 전력이 부족할 따름이다.
제주고에게 포기란 없다. 다소 늦더라도 멀리 가기 위해 대비하고 있다. 3학년 선배들이 솔선해 후배들을 이끌며 경기다운 경기를 펼치기로 했다. 후배들은 기본부터 하나씩 연마하며 내일을 기약키로 한 것이다. 작년 전국체육대회 16강전서 대전고를 꺾으며 8강전에 진출했던 좋은 기억을 떠올리고 있다. 내친김에 대회 2회 연속 첫 경기 승리에 도전한다. 선수 부족 등 악조건 속에서도 제주야구의 자존심을 지킨다는 열정으로 무장하고 있어 기대가 되고 있다.
박재현 감독은 "실질적으로는 3학년들의 부진이 아쉽다. 고3이라는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중석몰촉'의 마음가짐으로 상대를 준비하고 있다. 약점을 정확하게 파고들어 상대를 무너뜨려야 한다"면서 "팀이 부진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더 큰 도약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는 중"이라고 의미있는 예고편을 암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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