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愛 빠지다] (4) 삼양동 탁구동호회

[제주愛 빠지다] (4) 삼양동 탁구동호회
생활체육 매개 정착주민·원주민 '함께'
  • 입력 : 2016. 04.29(금) 00:00
  • 최태경 기자 tkchoi@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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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월 결성 약 100명 참여
정착주민이 회원수 절반 차지
얼마전 열린 분기 탁구대회
이웃간 정 나누는 화합 마당


지난 26일 오후 옛 삼양1동 마을회관 건물 2층에 마련된 탁구대에서 어르신 두 명이 중년의 남성과 탁구 서브 연습이 한창이다.

어르신들은 게임이 시작되자 서브를 넣을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강력한 스매싱에 상대방이 혼쭐이 났다. 나이가 일흔둘이라는 어르신의 말에 또한번 놀랐다.

생활체육을 매개로 정착주민들과 원주민들이 한데 어울려 융합하는 사례가 있어 화제다. 바로 '삼양동 탁구동호회' 이야기다.

삼양동 탁구동호회는 지난해 2월에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결성했다. 이후 회원이 늘면서 현재 100명에 가까운 주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동호회의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가 토착주민들과 정착주민들이 함께 어울려 화합한다는 데 있다.

이동건 동호회장은 "삼화지구가 개발되면서 외지인들이 상당히 많이 들어왔다. 우리 동호회에도 절반 이상이 정착주민들이라고 할 수 있다"며 "특히 '삼양동' 탁구동호회이지만 화북에서도 오고 다른 지역에서도 많이 온다. 꼭 마을주민만을 위한 동호회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전대춘(72)씨는 "나는 여기 토박이다. 그런데 서브를 가르쳐 주는 이 친구는 대구가 고향"이라며 "우리 동호회에는 토착주민들과 정착주민 구분할 것 없이 생활체육을 매개로 해서 화합되는 삼양동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얼마전 자체적으로 개최한 분기 탁구대회는 규모만 작았을 뿐이지 말 그대로 '축제의 장'이었다. 서로간의 실력을 겨루기도 했지만 회장단에서 마련한 음식과 회원들이 각자 준비해온 음식을 나누며 파티를 열었다.

삼양동 탁구동호회에서는 지난해 말 공동체마을활성화사업의 일환으로 정착주민과 토착민이 어우러지는 탁구대회를 개최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동호회에서는 단순한 동호회 활동 이외에도 다양한 친목활동에도 나서고 있다.

이 회장은 "회원들이 많아서 조를 나눠 운영되고 있다"며 "조별끼리 별도 친목모임은 물론이고 동호회 차원에서도 오름등반이나 봉사활동 등을 통해 주민화합에 앞장서고 있다"고 전했다.

동호회에서는 29일 개막하는 2016 제주도민체전에도 참여한다. 생활체육 4·5부 리그에 10여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정착주민이라는 꼬리표는 더이상 없다. 하나의 제주도민, 삼양동민이 제주도민들의 축제에 함께 참여하는 것이다.

이 회장은 "제주에 정착한 지 얼마되지 않았던 한 회원이 외롭다고 하더라"면서 "그런데 동호회에서 회원들과 어울리며 정이 들었다고 한다. 이제 떠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사람사는 것이 뭐 다를 것이 있겠는가. 어디서 왔든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것이고, 행복한 삼양동이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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