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락·금권·부패·공작…. 제주의 6·2 지방선거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각 후보진영간 물밑경쟁이 과열양상을 보이면서 정책선거가 아닌 '막장선거'로 치닫고 있다. 유력 후보를 지지하거나 공무원들이 줄서기를 하는 모습도 관측되고 있다는 우려마저 흘러나오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유권자들도 혼란스럽다. 선거구도가 손바닥 뒤집듯 하루 아침에 바뀌고 후보 진영에서는 금품 살포 의혹에다 도둑 촬영, 미행 등도 서슴지 않고 있다. 후보의 공약은 이런 혼란속에 묻히고 있다. 중앙이나 지방언론에서 발표하는 여론조사의 결과도 단정짓기는 이른 감이 있다. 시시때때로 바뀌는 유권자의 표심이 여느 선거와 달리 심하게 요동치고 있다.
'승리의 축배'를 마시기 위한 치열한 전투가 유권자의 마음을 심난하게 하고 있다. 바로 선거 이후의 후유증을 암시하고 있다.
선거가 치러지기 1년 전부터 도지사 후보를 비방하는 괴편지가 나돌았다. 혼탁한 선거를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이후에도 갖가지 금품 살포 의혹에다 특정 후보를 미행하거나 도둑촬영하는 행위까지 자행되고 있다. 그야말로 살아남기 위한 생존을 위한 전쟁이다.
모든 후보가 바라는 것은 당선이다. 자신의 갖고 있는 정치의 색을 내세우고 정책을 표방하며 표심을 유도한다. 하지만 이런 난장판 선거에서 승리한다고 한들 결국 남는 것은 분열일 뿐이다.
그간 전국에서 '신정치일번지'로 통하는 제주의 현재 모습에 도민은 어리둥절하다. 집권여당 후보가 없는 사상 초유의 사태와 무소속 후보 3명 등 '4자구도'를 보이고 있는 도지사 선거판도 언제 뒤바뀔지 의문이다. 정상에 서는 최후의 1인자가 되기 위한 몸부림이 위태롭다.
도민의 관심사는 누구 도지사가 되는 것이 아니다. 현재 경제침체에 청년실업, 해군기지 등 각종 현안으로 인해 수렁에 빠진 제주를 큰 틀에서 어떻게 구제할 수 있는 적임자를 고대하고 있다.
한숨과 탄식이 아닌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후보들은 이제라도 정책선거에 나서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도민을 위한 길이다. 묵묵하게 자신의 길을 가는 후보를 도민은 외면하지 않는다.
그게 바로 진정한 승리자의 모습이다.<백금탁 사회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