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쓰레기 장비설치 '골머리'

음식물쓰레기 장비설치 '골머리'
2016년부터 종량제봉투 사용 금지… 장비설치 시급
정부 떠넘기기에 제주시 내년 관련예산은 찔끔 반영
  • 입력 : 2013. 12.05(목) 00:00
  • 문미숙 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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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음식물쓰레기 전용봉투 사용이 금지되면서 개별계량장비(RFID)를 서둘러 설치해야 하지만 이와 관련 정부의 지원이 없고 제주시에서도 내년 예산안에 당초 계획의 22%만 반영하면서 장비 설치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사진은 개별계량장비(RFID). 사진=한라일보 DB

올해 1월부터 버린 만큼 요금을 내는 음식물쓰레기종량제가 시행되면서 정부에서는 쓰레기 감량을 위해 무선 인식을 통한 개별계량장비(RFID) 설치를 적극 권장하고 있지만 장비 등 막대한 초기설치비용에 대한 정부지원이 전혀 없어 확대 설치에 진통을 겪고 있다.

게다가 제주시는 내년 예산을 편성하면서 RFID 설치 사업비를 관련부서가 당초 계획했던 규모의 22%만 찔끔 반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제주시에 따르면 19개 동지역 전체 12만8185가구 가운데 클린하우스내에 설치된 430대의 RFID 장비를 사용하는 곳은 대단지 아파트 등 공동주택을 중심으로 18.3%(2만3420가구)에 불과하다. 나머지 81.7%(10만4765가구)의 소규모 공동주택과 단독주택은 모두 음식물쓰레기 전용봉투를 사용해 음식물쓰레기를 배출하고 있다. 현재 전용봉투를 사용하고 있는 50세대 이상 공동주택 28개단지(4593세대)에는 이달중 RFID 장비 설치를 마치고 내년 1월부터 본격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음식물쓰레기 전용봉투는 소비자가 유료로 구입해 쓰레기를 담아 배출하는 방식인데, 음식물쓰레기를 담았던 비닐봉투를 따로 매립하면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환경부는 2016년부터는 사용을 금지한다는 지침을 세워놓고 있다.

이같은 정부방침에 따라 시는 당초 내년에 9억원을 투입해 삼도1·2동과 용담1·2동 등 4개동 클린하우스에 RFID장비 408대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혀왔다. 하지만 현재 반영된 예산은 2억원뿐이다. 예산이 빠듯하다는 이유로 RFID 장비 설치비가 뒷전으로 밀린 꼴이다. 이같은 상황이라면 관련부서에서 2015년 15개 동지역에 41억5000만원, 2016년 이후에 읍면에 29억원을 들여 1308대를 설치하겠다는 계획은 그야말로 말뿐인 계획에 그칠 게 뻔하다.

제주시는 RFID 장비 확대 구축이 어려운 이유로 50~60세대당 한 대꼴로 설치해야 하는데 대당 초기 구축비용이 200만원에 이르는 점을 꼽고 있다. 또 RFID 내구연한이 5년정도로 지속적인 교체비용까지 감안하면 부담은 더 늘어나게 된다.

제주시 관계자는 "정부에서는 RFID 확대를 권장하고, 2016년부터는 비닐봉투 사용을 금지한다는 방침이지만 정작 모든 지자체에서는 RFID 설치 비용 부담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음식물쓰레기 수거·처리 비용을 지자체의 몫으로만 떠넘길 게 아니라 쓰레기 감량이라는 사업의 취지를 감안해 정부지원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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