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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정의 목요담론] 옛 탐라대 부지 활용 방법… 눈치.비난 넘어 결단으로
이정오 기자 qwer6281@ihalla.com
입력 : 2021. 10.0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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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당신이 서귀포에 415억 상당의 9만평 규모의 땅이 있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 9만평의 땅은 여의도의 1/10, 에버랜드의 1/3, 축구장의 45배에 해당하는 면적이다. 하지만 이 땅이 도유지라면 무엇을 해야 할까? 어떤 시설이 들어와야 할 것인가, 공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등 고민을 할 것이다. 그 땅이 어디인지 궁금한가. 이 땅은 2016년 6월 제주도가 동원교육학원에서 매입한 서귀포시 하원동 옛 탐라대 부지로 해마다 1억원 이상의 시설물 유지관리비가 투입되고 있다. 이러한 공유재산 관리 미흡은 예산낭비의 대표적인 예이며 활용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시급하다. 올 초 제주연구원은 옛 탐라대 부지 활용방안으로 교육연수연구복합단지, 문화체육복합단지, 산업단지, 수목원조성 등 대안을 제시했다.

지난해 공공투자관리센터에서도 옛 탐라대에 국립제주도서관 건립 방안에 대한 기획보고서를 발간했다. 국립제주도서관은 제주를 국제교육의 중심지로 해 6대주를 대표하는 글로벌도서관을 만드는 것으로, 기존의 6개 건물을 각 대륙을 대표하는 도서관으로 구축해 도서 수집 및 세계 문화 축제 행사를 마련하는 명소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국제학교와 연계해 글로벌 교육정보프로그램을 제공하고, AR과 VR을 통한 가상세계와 책의 만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다. 넓은 부지는 독서와 체험학습을 가능하게 하며 도민과 관광객이 며칠 간 머무르며 책도 보고 미래도 꿈꿀 수 있는 곳, 은퇴자들이 못다 한 독서나 공부를 할 수 있는 곳, 일반인이 아이디어를 얻고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인구 오너스(demographic onus :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줄면서 생산과 소비가 축소돼 경제 성장이 지체되는 현상)의 시대에 건전한 문화와 여가시설은 필수이며, 일본 규슈의 다케오시도서관도 리모델링 후 인구 5만 명의 도시에 100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한 명소가 됐다.

얼마 전 사라봉에 있는 산지등대 옆에 카페가 생겼다. 1916년 이후 105년간 운영된 산지등대가 2019년부터 무인화 되면서 등대지기가 필요 없어지자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기존의 관사, 사무실 등을 개조한 복합문화공간으로 변모했다. 이처럼 옛 탐라대 부지도 우리가 함께 참여하고 변화시키는, 도민과 관광객에게 쉼과 문화를 제공해주는 장소가 됐으면 한다.

바둑에는 착수(着手)라는 단어가 있다. '어떤 일을 새로 시작한다'라는 의미로 쓰이는데, 바둑을 둘 때 바둑판 위에 돌을 내려놓는 것으로 한 번 돌을 내리면 되돌아갈 수 없다. 옛 탐라대 부지 매입 후 5년이 흘렀다. 이 상태에서 우리는 다음 돌을 옮겨야 한다. 어떤 것이 최고의 선택인지는 모른다. 최고의 선택을 위해 기다릴 것이 아니라, 서로 눈치만 보고 비난할 것이 아니라, 도출된 대안을 공론화하고 실현가능한 최적의 방안을 선택해서 추진해 나가야한다. 10월의 출발점이다. 곧 감귤 수확이 시작되고 제주에 생기가 돌 것이다. 코로나19라는 어두컴컴하고 긴 터널을 빠져나올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정체된 제주의 끝에서 결단을 내리고 새로 출발하기에 좋은 계절이다. 옛 탐라대부지는 과연 어떠한 곳으로 변화할지 기대된다. <주현정 제주연구원 공공투자관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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