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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플러스] 기나긴 겨울 지나 새해 새봄 ‘새철 드는 날’ 온다
올해 입춘은 양력 2월 3일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21. 01.2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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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축 붙이며 대길 염원


언 땅을 뚫고 어김없이 봄은 온다. 코로나19로 기나긴 겨울이 계속되고 있지만 머지않아 새봄이 우리 곁에 머물며 초록 싹을 틔울 것이다. 그날이 온다는 걸 알기에 우린 지금 차가운 계절을 견딜 수 있다.

입춘(立春)은 새봄, 새해를 뜻하는 새해 첫 절기다. 묵은해를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날이 입춘이다. 지금은 그 기능을 거의 상실했지만 옛적엔 이날을 기리며 닥쳐오는 1년 동안 대길(大吉)하기를 염원하는 갖가지 의례를 베푸는 풍속이 있었다. 제주에서는 입춘 날을 '새철 드는 날'로 부르며 새해를 맞는 마음을 나눴다. 2021년 입춘은 양력 2월 3일. 국립민속박물관의 '한국세시풍속사전', 제주도의 '제주문화상징', 제주문화원에서 펴낸 '역주 탐라록'을 참고해 입춘 이야기를 추려봤다.

탐라국입춘굿 칠성비념. 사진=제주민예총 제공

새해를 여는 절기인 입춘에는 농경의례와 관련된 행사가 많았다. 입춘이 되면 가정마다 입춘축을 대문이나 문설주에 붙였다. 입춘 날 굿놀이가 행해진 제주에서는 입춘에 바람이 불면 그해 내내 바람이 많고 밭농사도 나쁘게 된다고 여겼다.

다른 지방에서 볼 수 없는 제주 세시풍속인 '신구간'도 입춘 절기를 기준으로 날짜가 정해진다. 대한(大寒) 후 5일부터 입춘 전 3일까지의 기간을 말한다. 이때는 지상에서 감시하던 신이 하늘로 올라가고 새로운 신이 교체되어 내려오는 신의 공백기다. 그래서 이 시기에 집 수리, 이사 등을 해도 아무 탈이 없다고 봤다. 1970년대 새마을운동이 벌어지자 신구간을 '제주의 6대 폐습'의 하나로 정해 제주도에서 폐지 운동을 펼친 일도 있다. '신구간'은 2007~2008년에 걸쳐 제주도가 선정한 '제주문화상징'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또 다른 '제주문화상징'인 '입춘굿'은 신구간에 부재했던 신의 등장을 알려주는 관민합동의 축제였다. 하늘에서 내려온 농경신을 모셔 풍년을 기원하고 제주목 관아의 액을 막는 굿을 펼쳤다.

농경의례를 보여주는 입춘 탈굿놀이. 사진=제주민예총 제공

19세기 중반인 헌종 때 제주목사 이원조(1792~1871)가 남긴 일기 '탐라록'에는 입춘굿 장면이 기록되어 있다. "입춘일에 호장(戶長)은 관복을 갖춰 입고 쟁기를 잡았다. 나무로 만든 소에 두 어린 기생이 좌우에서 부채를 잡고 있었는데, 소에서 열을 물리치는 것이라 했다. 여러 무당이 북을 치면서 길을 인도하며 앞장서서 객사에서 관아의 뜰 안으로 차례로 들어와 밭갈이 하는 시늉을 하였다. 그날은 본부(本府)에서 음식을 차려 먹인다. 이는 탐라국의 왕이 적전(籍田)에서 하던 풍속이라고 한다." 여기서 '적전'은 왕이 경작하는 토지를 뜻한다. 그 토지에서 나는 수확으로 종묘의 제사를 받들고, 또한 왕이 친히 경작함으로써 백성에게 농사를 권장했다.

신년의 풍농굿이었던 입춘굿은 일제강점기인 1914년 전승이 단절된다. 그러다 1998년 제주민예총이 제주시와 손을 잡고 '탐라국입춘굿놀이'란 이름으로 복원시켜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새로운 봄을 맞이하는 희망과 설레는 기운을 담아온 '탐라국입춘굿'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취소됐다. 올해는 비대면 온라인 실시간 영상 중계로 부활시켜 2월 2일부터 3일까지 제주를 넘어 각지에서 봄날을 꿈꾸는 이들과 만난다.

굿청열명올림. 사진=제주민예총 제공

관덕정과 제주목 관아 일대에서 열리는 이번 탐라국입춘굿은 '우리가 봄이 되는 날'이란 제목을 달았다. 천년의 시간을 이으며 제주 땅의 안녕을 빌어온 입춘굿의 의미를 살려 이틀 동안 춘경문굿, 세경제, 칠성비념, 사리살성, 입춘휘호, 낭쉐코사 등이 잇따른다. 특히 코로나 상황을 반영해 나쁜 병을 떠나보내 일상의 회복을 바라는 간절함으로 '허멩이 답도리와 마누라배송'을 처음 선보인다. 이 장면들은 제주시와 제주민예총 공식 유튜브 채널로 공개된다.

1월 29~2월 1일에는 시민 참여 입춘맞이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입춘국수, 소원지 쓰기, 굿청 열명올림을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입춘춘첩은 사전 신청자에 한해 제주목 관아에서 강평환 서예가가 직접 써서 드라이브스루로 전달할 예정이다. 관공서와 공방, 상점 등에서 신청을 받아 입춘등 걸기에도 나선다. 문의 758-0331(제주민예총). 진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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