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제주제일고등학교 주변에는 경찰과 자치경찰, 모범운전자회 등이 배치돼 수험생 안내와 교통정리를 진행하고 있었다. 코로나19 여파를 의식한 탓인지 삼엄한 경비를 벌이는 것처럼 엄중한 분위기였다.
여느 때와 같은 수능 응원전도 찾아 볼 수 없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수능 당일 시험장 앞 단체 응원 등 일체 집합행위가 금지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친구 혹은 선배를 응원하기 위해 몇몇 무리가 "화이팅"을 외치기도 했지만, 곧바로 제주도교육청 관계자가 찾아가 거리두기 준수를 당부했다.
수험생들도 먼 발치에서 가족들과 인사를 나눈 뒤 혼자 시험장으로 걸어왔으며, 차량을 이용한 수험생 역시 뒷자리에서 혼자 내리는 등 코로나19를 의식하는 느낌이 역력했다.

시험실 입실 전에 손소독을 하는 수험생. 이상국기자
친구를 응원하러 왔다는 A(20)씨는 "재수를 한 친구를 격려하기 위해 시험장 앞을 찾았다. 재수인데도 오전 7시30분까지 푹 잤다고 하니 마음이 놓인다"며 "작년 수능을 봤을 때 후배들의 응원으로 북적였는데, 올해는 정반대의 분위기여서 생소하다"고 말했다.
먼 발치에서 수험생 아들은 보낸 강언식(53)씨는 "멀리서 아들의 걸어가는 뒷 모습을 보자니 짠하다"면서 "올해는 코로나19로 힘들었을 텐데 부디 좋은 성적이 나와 아들이 기뻐하는 얼굴을 보고싶다"고 소망했다.
한편 올해 제주에서는 시험장 17곳(일반 14곳·별도 2곳·병원 1곳)에서 총 6554명의 수험생이 수능에 응시하며, 감독·방역 인력은 1820명이 투입된다.

시험장으로 들어가는 수험생들. 이상국기자

3일 수능이 치러지는 제주제일고에서 한 수험생이 시험지를 기다리고 있다. 이상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