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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난과 치유의 제주 바다… "살암시민 살아지메"
제주영화제 개막작으로 '빛나는 순간' 제주에 첫선
4·3체험 곶자왈 장면 등 고두심이라 가능했던 연기
영화제 측 배급 개봉 응원 도민 서포터즈 운영 계획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20. 11.30. 16:3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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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제주아트센터에서 '빛나는 순간' 상영 뒤 소준문 감독과 배우 고두심·지현우가 참석해 관객과의 대화가 진행되고 있다. 진선희기자

바닥 모를 슬픔을 억누르며 살아온 여자는 제주 방언으로 남자에게 나직이 읊조린다. "살암시민 살아지메." 피바람의 시대를 건너온 제주 사람들은 살다보면 살게된다, 그러니 살자며 세월의 모진 파고를 타고 넘었다. 상처를 간직한 육지 남자가 제주 여자에게 마음이 끌린 건 이 말 때문이었을까.

지난 29일 제주아트센터에서 막이 오른 제16회 제주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된 '빛나는 순간'에 그 여자와 남자가 있었다. 제주어 발음 그대로 영문 자막에 표기된 '살암시민 살아지메'가 여운을 남긴 '빛나는 순간'은 코로나 시국을 딛고 지난 봄 제주에서 촬영된 작품으로 제주 관객들과는 이날 제주영화제를 통해 처음 만났다.

소준문 감독이 각본을 쓰고 연출을 맡은 '빛나는 순간'은 '바다에서 숨 오래 참기'로 기네스북에 오른 70대 해녀 진옥(고두심)을 다큐멘터리에 담기 위해 제주에 내려온 PD 경훈(지현우)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가수 양정원, 소리꾼 안민희, 연극인 진정아·이영원 등 제주 배우들도 화면을 빛냈고 촬영지인 성산읍 삼달리 해녀들도 출연자로 나섰다.

영화는 초반 해녀 홍보물로 느껴질 만큼 설명조로 제주해녀 이야기를 펼치다가 두 사람이 곶자왈로 들어서는 장면 이후로 입체감을 얻는다. 그곳에서 해녀 진옥은 경훈의 카메라를 쳐다보며 어릴 적 체험한 1948년 잔인했던 봄의 사연을 꺼낸다. 숨을 참고 자맥질하는 진옥의 고된 물질은 제주4·3의 트라우마를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이었던 거였다.

'원 테이크 원 컷'으로 촬영했다는 그 장면은 영화의 제목처럼 빛나는 순간이다. 제주가 고향인 배우 고두심이었기에 가능했다. 그는 부모에게 들었던 4·3을 떠올리며 시나리오에 없는 대사를 더해 객석을 울린 그 신을 찍었다.

끝내 차오른 해녀의 눈물은 경훈이 지닌 세월호의 고통과 연결되며 수난이면서 치유의 현장인 바다로 관객들을 이끈다. 현대사의 굴곡을 온몸으로 겪어온 해녀 진옥을 통해 관객들이 '제주도 푸른 밤' 너머에 있는 또 다른 제주를 볼 수 있을까. "사랑을 품지 않고 어찌 물에 가겠는가. 어떤 절박함 없이 어찌 극한을 견디겠는가. 그러니까, 당신들은 삶이란 무엇인가를 말없는 물노동으로 보여주었다. 우리 앞에 거대한 위로를 건네주었다. 어쩌면 우리는 큰 빚을 지고 말았다."(허영선 시집 '해녀들' 중에서)

제주영화제는 '빛나는 순간'의 배급 개봉을 지원하고 응원하는 '제주도민 서포터즈'를 모집하고 있다. 30일 아트인명도암에서 그 첫 모임이 열렸다. '빛나는 순간'은 12월 23일 오후 7시30분 제주자동차극장에서 한 차례 더 상영된다. 문의 748-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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