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짙은 푸른빛으로 제주섬 곳곳의 풍경을 담아냈다. 쪽빛 물감이 켜켜이 쌓인 화폭에 담긴 풍경들은 간결하면서도 묵직함을 안겨준다. 서귀포공립미술관 소암기념관이 마련한 한국화가 금릉 김현철(67) 특별초대전 '겹겹의 서사'이다.
지난 4일부터 소암기념관 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이번 전시에서는 김 화백의 초기작부터 최근까지 작업한 회화 30점을 선보인다. 옛 명작을 재현한 모사(摹寫) 작품부터 경복궁 복원도·창덕궁 인정전 등 전통 목조 건축물을 묘사한 계화, 한라산 영실, 제주바다, 범섬, 정방폭포, 산방산 등 제주의 풍경을 담은 산수화까지 다양하다.
경북 김천 태생인 김 화백은 서울대학교 회화과와 동대학원 동양화과를 졸업한 뒤 30년간 인물초상, 계화, 산수 풍경 등 다양한 장르의 회화를 작업해 온 작가다. 2011년 제주현대미술관 입주작가로 참여하면서 제주의 자연을 화폭에 담아왔다. 이 시기를 기점으로 과감한 수평선과 작가 특유의 짙은 푸른빛인 '금릉 블루'가 자리잡기 시작했다.
그 진가는 바다 그림에서 두드러진다. 린넨 위에 계화나 산에서 사용한 쪽빛을 옅고 진하게 선염해 깊고 그윽한 제주의 바다를 표현했다. 이번 전시에서 처음 선보이는 '영실', '한라산 영실', '제주바다', '범섬' 등 제주 풍경을 주제로 한 작품 4점에서도 이러한 특징이 나타난다.
서귀포공립미술관 측은 "이번 전시는 작가가 오랜 시간 축적해 온 한국화의 깊이와 현대적 감각을 함께 볼 수 있는 기회"라며 "관람객들이 한국화의 미학과 제주풍경의 매력을 경험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 작가는 1996년 서울 종로갤러리에서 '산수화전'을 시작으로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을 열었으며, 현재 간송미술관 연구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전시는 오는 9월 14일까지 이어진다. 관람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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