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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세상] 제주4·3에서 온난화가 부를 환경 재앙까지
장일홍 희곡집 '오케스트라의 꼬마 천사들'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19. 10.2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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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계간지 발표 6편 수록
"임자를 만나 무대화 되길"


장일홍 작가.

한 편의 연극이 만들어지는 바탕이 되는 희곡. 열악한 제주 연극계에서 이 섬의 사연을 품은 희곡을 꾸준히 발표해온 장일홍 작가가 다섯 번째 희곡집을 냈다. 2년 전, 제주4·3을 그린 장편소설 '산유화'를 묶으며 창작의 영역을 넓혔던 그이지만 다시 희곡으로 돌아와 '오케스트라의 꼬마 천사들'을 발간했다.

이번 창작집에는 계간 '한국희곡', '월간 문학'에 게재했던 6편이 실렸다. 예수, 성모마리아 등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를 비판적으로 바라본 작품들이다.

'인연의 굴렁쇠야, 돌고 돌아 어디로 가느냐'는 작가가 오래 전 읽었던 법정 스님의 '업(業)'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85호 크레인'은 노동 현장의 비리와 모순을 고발하고 노동자들의 인간 승리를 증언한다. '삼십년 후'는 지구온난화가 가져올 환경 재앙을 다루고 있다.

제주 이야기도 빠지지 않는다. '꽃 속에 숨겨진 시간'은 한국 현대사 최대의 비극인 4·3의 상처에 눈길을 뒀다. '구럼비가 운다'는 강정 해군기지 문제를 들여다봤다. 작가는 해군기지가 입지 선정의 오류, 절차적 정당성의 결여, 참여 민주주의 가치의 훼손 등을 드러낸다며 다시는 불행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경각심을 일으키기 위해 이 작품을 썼다고 했다.

표제작은 실화를 토대로 했다. 바이올리니스트 용재 오닐이 다문화가정의 아이들로 체임버 오케스트라를 꾸리고 공연하는 과정을 통해 역지사지의 태도와 음악의 위대함을 그려냈다. 작가는 특히 '오케스트라의 꼬마 천사들'이 뮤지컬로 만들어지길 소망했다.

언젠가 이 작품이 탁월한 안목을 지닌 연출자, 기획자, 제작자 같은 임자를 만나 빛을 발할 거라 믿는다는 그는 제주 연극판에 대한 아쉬움을 털어놨다. 제주근현대사를 담은 '붉은 섬'이나 '이어도 간 비바리'가 오히려 제주보다 서울에서 먼저 공연되며 주목받았던 일을 꺼낸 그는 "동네 심방 알아주지 않는다는 말처럼, 제주 극단들이 가까운 곳은 놔두고 자꾸만 육지 작가 작품을 올린다"며 "제주에서 내 작품을 공연하겠다면 물심양면으로 도와줄 준비가 되어있다"고 덧붙였다. 연극과인간. 1만6000원. 진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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