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 그리운 어머니의 밥상… 폭설만큼 무거운 삶

[책세상] 그리운 어머니의 밥상… 폭설만큼 무거운 삶
오인순 '그날은 빙떡도 웃었다'
강연희 '매듭'
이영렬 '세월 소곱길의 유화'
최용호 '살아있을 때 닫힌 마음 글로 열어본다'
  • 입력 : 2025. 11.14(금) 13:15  수정 : 2025. 11. 14(금) 16:00
  • 박소정 기자 cosoro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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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삶 속에서의 사색과 성찰을 담아냈다. 어린시절 어머니의 밥상을 그리워하며, 늘 아쉬움과 그리움을 가득했던 세월을 돌아보며, 폭설만큼 무거운 삶을 느끼며 써 내려간 글들이다.

ㅣ오인순 '그날은 빙떡도 웃었다'

'그날은 빙떡도 웃었다' 책 표지

"무채에 깻가루 뿌려 고소한 맛을 내듯, 고달픈 삶에서 할머니 빙떡처럼 먹어도 질리지 않는 그런 맛이 그리워진다."('빙떡' 중)

제주 오인순 수필가가 수필집 '그날은 빙떡도 웃었다'를 냈다.

40여 년의 교직생활을 마무리하고 음식 공부의 길에 나선 저자는 제주에서 서울, 대구, 영양을 오가며 제주 향토 음식과 약선 음식, 반가 음식을 배워왔다. 그 과정에서 어린 시절 먹던 음식 맛을 기억하며 만들던 음식들은 그에게 음식 이상의 것이었다.

"아궁이에 묻은 세월의 때를 토해 내듯"이 사라져가는 제주 음식을 추억하고 그 삶을 이야기하고 싶어진 그는 음식을 통해 새삼 기억되는 어린 시절의 제주 음식 이야기를 37편의 글로 담아냈다. 감자전, 머위꽃된장, 애탕국, 호박잎수제비, 소금빌레, 빙떡, 돗괴기엿 등 37가지 음식에 얽힌 사연을 녹여낸 글에는 그 때 그 밥상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난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등 총 4장으로 구성된 책에는 음식문화연구가인 저자가 할머니와 어머니가 만드는 음식을 보고 배운 조리법도 담아냈다.

저자는 작가의 말에서 "추억의 음식을 지난날에 대한 향수로 내 가슴에 담는다. 그 시절로 돌아가 마음으로 냄새를 맡고, 맛볼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라며 "어머니의 밥상이 그리워지는 오늘"이라고 전한다. 수필집 출간을 기념해 이달 18일 오후 3시 제주문학관 3층 세미나실에서 북토크를 연다.

제주 태생인 저자는 2017년 '문학청춘' 수필 부문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이후 수필집 '서리달에 부르는 노래', 공저 '흔들리는 섬' 등을 냈다. 또 탐라문화제 전국글짓기공모전 '한라상', 한국해양재단 '해양문학상' 은상 등을 받았으며 제주대학교 식품영양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이지출판. 1만5000원.


ㅣ강연희 '매듭'

'매듭' 책 표지

"인생은 제주의 거친 맞바람을 마주하고 걸어가는 일이다. 예측할 수 없는 시련과 고통은 혹독한 바람으로 다가온다. 삶은 끊임없이 휘몰아치는 바람 앞에서 고난을 딛고 일어설 수 있는 지혜를 찾아가는 일인지도 모른다.('바람의 섬' 중) "

제주 강연희 수필가가 수필집 '매듭'을 펴냈다. 2016년 '선수필'로 등단한 전직 교사인 저자가 펴낸 첫 번째 수필집이다.

삶의 고단함과 아름다움, 관계의 복잡함과 따뜻함, 글쓰기를 통해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을 표현한 40편의 글을 '바람의 섬', '매듭', '갓을 품다', '촛농꽃', '꿈꾸는 톨레도' 등 총 5부로 나눠 엮었다. 책의 제목처럼 저자는 삶의 매듭을 풀고, 다시 맺고,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는 여정을 그린다. 자연이 지닌 바람처럼 움직이는 시간 속에서 사람과 풍경이 만나는 장면들에서 포착하기도 하고 삶의 고리와 관계의 얽힘, 가족과 세대에 대한 사유에서 이를 발견하기도 한다.

저자는 "뒤돌아본 세월은 늘 아쉬움으로 가득하다. 모든 아쉬움과 그리움을 글로 매듭지어 보고자 하는 생각을 가졌다"며 "언제나 찾아오는 내일과 어딘가로 지나가는 바람과 잊혀져가는 이름과 하나의 '매듭'으로 맺어지고 싶었다"고 전한다.

저자는 제주어문학상, 선수필동인문학상, 아르코 문학창작발표지원 등을 받았으며 현재 제주문인협회, 선수필문학회, 제주수필문학회, 독백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나무향. 1만5000원.


ㅣ이영렬 '세월 소곱길의 유화'

'세월 소곱길의 유화' 책 표지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야 비로소 부모님의 고된 삶 자체가 한 편의 시였고, 한 폭의 그림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제주 이영렬 작가가 첫 그림 에세이 '세월 소곱길의 유화'를 펴냈다. 교직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저자가 작가로서 새로운 인생을 열며 써 내린 첫 에세이집이다.

제주에서 나고 자라며 쌓인 이야기를 저자가 직접 그린 유화와 함께 실었다. '제주의 숨결', '기억의 흔적', '삶의 빛깔' 등 총 3부로 구성된 책에는 흩어진 기억의 조각, 지나온 계절, 자연 속 풍경들이 그 만의 언어와 감성으로 펼쳐진다.

'소곱(쏘곱)'은 '속안'을 뜻하는 제주어로, 책 안에도 제주어 표현이 녹아 있다. 동네문학. 1만6800원.


ㅣ최용호 '살아있을 때 닫힌 마음 글로 열어본다'

'살아있을 때 닫힌 마음 글로 열어본다' 책 표지

제주 최용호 수필가가 수필집 '살아있을 때 닫힌 마음 글로 열어본다'를 냈다.

"폭설만큼이나 무거운 나의 삶, 많이 내린 눈의 무게만큼 나의 삶의 무게도 무거웠다"는 저자는 그의 삶의 이야기를 40편의 글로 펼쳐낸다.

'올레길 같은 나의 삶', '차가운 편견의 벽을 넘어', '끊임없이 솟는 배움의 샘터', '기록은 추억으로 남는다' 등 총 4부로 나눠 실었다.

저자는 2010년 계간 '다시올문학' 겨울호로 등단했으며 현재 서귀포문인협회와 월정문학연구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책은 그의 첫 수필집이다. 열림문화.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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